"600살 '정이품송'을 지켜라!"...재선충병 3㎞ 앞 '초비상'

    작성 : 2026-10-16 16:13:12
    '천연기념물' 속리산 정이품송·서원리소나무
    예방백신·살충작업...문화재 나무 보호 총력
    ▲ 정이품송(왼쪽)과 서원리소나무 [연합뉴스]

    충북 보은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소나무 에이즈(AIDS)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해 인근 정이품송 등 문화재 나무 보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16일 보은군 등에 따르면 최근 속리산 삼가저수지 인근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1그루가 발견됐습니다.

    이 나무는 속리산 명물인 정이품송(천연기념물)과 직선거리 3㎞ 안팎, 그의 부인 나무로 불리는 서원리소나무(천연기념물)와는 2.5㎞쯤 떨어져 있습니다.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병이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나무의 '주치의'를 맡고 있는 현대나무병원(청주) 측은 예방적 조치로 솔백신(재선충병 예방 백신)을 긴급 주사하고, 뿌리 주변에도 방제약품을 추가 투여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 접근을 막기 위한 살충작업도 병행합니다.

    안철희 현대나무병원 원장은 "매년 봄 재선충병 예방약제를 투여하지만, 인근서 감염목이 나온 만큼 긴급 방제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고 건강 상태를 살피는 예찰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충북도, 보은군, 국립산림과학원, 국유림관리소, 국립공원공단 등 관계당국도 지난 15일 삼가저수지 인근에 모여 방제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에서는 감염목을 비롯해 주변 소나무 65그루를 신속히 베어 내고, 주변 1.3㏊ 안의 모든 소나무에 대해 예방백신을 주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승엽 보은군 산림녹지과장은 "방역지침에 따라 베어낸 나무는 약품처리 후 톱밥으로 만들어 소각할 예정"이라며 "재선충병이 속리산의 아름드리 송림으로 번지지 않도록 총력 방역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이품송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수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이후 태풍과 폭설에 연거푸 가지가 부러지는 시련을 겪었습니다.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의 나이는 약 600살(추정 수령 500~600년)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세조가 요양차 속리산 행차 당시 가지를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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