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며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습니다.
민주당은 평가액 변동을 손실 확정으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조치가 야기한 명백한 리스크 관리 실패라고 맞받았습니다.
민주당 김윤 의원은 "국민연금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큰 폭의 조정을 겪은 7월 말에도 27%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평가손실은 손실이 아니다'는 식의 주장은 참담하다"며 "자본시장의 기본 원칙은 시가평가"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21일 KBC <박영환의 시사1번지>에 출연한 여야 패널들은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 감소에 대해 "오르면 내 성과, 떨어지면 남의 결정?" VS "182조 감소, 원금 손실과 다르다"며 날 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 김진욱 "오를 땐 침묵, 떨어지니 국정조사?"…국민연금 비판에 반박
김진욱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연금의 평가액 감소와 리밸런싱 유예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기준점이 다른 계산을 가지고 과도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투자 원금 대비 손익과 최고 평가액 대비 감소분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주식 투자 경험을 예로 들면서 100만 원을 투자해 평가액이 110만 원까지 올랐다가 60만 원으로 내려왔다면 원금 대비 손실은 40만 원이지만, 최고 평가액을 기준으로 보면 50만 원이 줄어든 것으로 계산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역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300조 원의 수익을 냈고 최근 3개월 동안 182조 원이 감소했더라도, 해당 기간 전체로는 약 100조 원의 수익이 남아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리밸런싱을 제때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당시 시장 상황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면 증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었고, 매도를 유예한 사이 평가액이 추가로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김진욱 전 대변인은 "지금 조정이 늦었다고 비판하려면 주가가 오를 당시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며 결과론적 책임 추궁을 경계했습니다.
이어 수익이 남아 있어도 고점에서 감소한 금액만 손실로 부각하고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요구로 이어간다면, 비전문가의 정치적 논쟁에 국민연금 운용이 휘둘려 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신주호 "국민 노후자금으로 선거용 증시 부양했나"…국정조사 요구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과 리밸런싱 유예를 두고 "연금의 지속 가능성보다 정권의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것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연금을 정치에 이용한 책임이 현 정부에 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였을 당시부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를 부양해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다고 환기했습니다.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이 늦춰졌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투자 비중 확대와 리밸런싱 유예가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시 상승 배경에 대해서는 국민연금보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실상 주도했다고 주장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해당 상품을 통해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떠났고, 이후 손실은 국내 투자자들이 떠안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근거로 증시 부양 정책 전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신주호 전 부대변인은 이번 사안을 국민연금 운용상의 문제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 조정과 리밸런싱 유예가 연금 자산의 확충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한 판단이었는지, 정치적 목적이 개입한 결정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진상을 제대로 알아야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뿐 아니라 주식시장 정책 전반을 조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하헌기 "누가 보면 연금 원금 까먹은 줄…수익 감소와 구분해야"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국민연금의 평가액 감소를 둘러싼 정치권의 비판에 "누가 보면 연금 원금을 까먹은 줄 알겠다"며 반박했습니다.
더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한 운용 판단의 문제와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한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2023∼2024년 무렵 국민연금이 13∼14%대 수익률을 기록했을 때 언론이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로 크게 보도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기금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현재 수익률 14.84% 역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추가로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곧바로 '농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리밸런싱 유예에 대해서는 "오판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운용 판단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것과 그 결정이 정권의 지시 때문에 이뤄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하헌기 전 부대변인은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건복지부 장관뿐 아니라 노동계와 사용자, 가입자 등 각계 대표가 참여하고, 이전 정부에서 위촉된 위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련된 1월과 5월 판단이 모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정권이 위원회를 흔들었다는 주장을 하려면 구체적인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위원회 구성과 의사결정 과정을 외면한 채 정부의 명령으로 결론이 정해졌다고 몰아가는 것은 음모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이준우 "투자 독려할 땐 언제고…오르면 내 성과, 떨어지면 남의 결정?"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증시 상승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웠던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 하락과 관련해서는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이렇게 무책임하게 발언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논쟁에서 나아가 대통령의 투자 독려와 증시 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는 정부가 시장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겼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빚을 내서 투자하도록 독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주가지수가 8,000포인트에 이르렀을 때는 대통령이 이를 '비정상의 정상화' 결과로 설명하며 자신의 정책 성과로 내세웠다고 말했습니다.
주가 상승의 공로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면 하락 국면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주가지수가 5,500포인트로 떨어진 뒤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나오자 대통령이 "누군가 결정했겠죠"라는 태도를 보였다며 "잘될 때는 나의 성과이고, 잘못됐을 때는 다른 사람의 선택이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또 정부를 향한 비판을 과도한 공격으로만 돌리는 설명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과 주식 분석가들이 정부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는 상황에서 대통령도 자신의 발언과 정책적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하헌기 전 부대변인은 "리밸런싱 문제와 상관없는 논점"이라고 반박했지만, 이준우 대변인은 상승기와 하락기에 달라지는 대통령의 책임 인식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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