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기사에 "기레기" 악플…'조직적 댓글' 정황 [정보경찰의 민낯 中]

    작성 : 2026-08-31 15:30:02 수정 : 2026-08-31 15:39:21
    정보부서 3명, 기동대·지구대·퇴직 경찰도 '악성 댓글'
    당일 가입 5계정…일부 주소·전화번호 정보관과 겹쳐
    내부서 "우리도 댓글 달아야" 증언…광주청, 공모 조사
    모욕·품위유지 위반 점검…"조직 개입 땐 수사 전환을"
    경찰 정보부서는 집회·시위와 노동·지역 현안 등 공공안녕 정보를 수집·분석합니다. 정보원과 첩보는 보호 대상이지만 예산·복무·조직 내부 비위까지 기밀로 볼 수 있는지는 별개입니다. 경찰이 올해 일선 정보과를 다시 둔 가운데 KBC광주방송은 광주경찰청 정보부서의 첩수비 부당 집행 의혹과 비판 기사 댓글 대응, 상급자 의전·회식 관행을 취재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정보경찰의 내부 통제 실태를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 비판 기사에 달린 댓글 

    광주경찰청 정보관 3명에 이어 기동대와 지구대 소속 현직 경찰관, 퇴직 경찰관도 지난해 8월 정보경찰을 비판한 기사에 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법원 사실조회와 당사자 확인 등을 통해 댓글 작성이 확인된 정보경찰은 정보분석과 상황 부서 간부 2명, 주요 실무자 1명 등 3명입니다.

    정보부서가 아닌 기동대와 일선 지구대 소속 현직 경찰관, 최근 퇴직한 경찰관의 댓글도 확인됐습니다.

    댓글에는 "기자가 많이 배워야겠다", "이딴 걸 뉴스로 올린다", "정신 나간 기자", "기사다운 기사를 쓰라" 등의 표현이 담겼습니다.

    정보상황 업무를 맡았던 한 간부는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기레기"라고 적었습니다.

    해당 계정은 댓글을 작성한 날 만들어졌고 이후 별다른 댓글 활동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댓글 쓴 날 가입한 5계정…주소·전화번호 일부 겹쳐
    ▲ KBC광주방송 8뉴스 방송 화면 일부

    댓글 작성 당일 포털사이트에 가입한 계정은 확인된 정보경찰 계정을 포함해 모두 5개였습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일부 계정의 가입 정보는 현직 정보경찰의 주소지와 같은 아파트로 나타났고, 또 다른 계정은 정보경찰 휴대전화 번호 일부와 겹쳤습니다.

    다만 같은 아파트 주소나 전화번호 일부가 겹친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계정의 실제 사용자가 특정된 것은 아닙니다.

    정보 부서 내부에선 비판 보도에 댓글로 대응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KBC 보도 직후 정보부서 간부가 우리 댓글 달아야 된다"거나 "기레기들에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주변 직원들의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정보부서 간부가 비판 기사에 댓글을 달자고 독려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광주청 소속 정보관들은 "댓글 작성은 상급자의 지시나 조직 차원의 공모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악성 댓글을 단 정보 경찰 3명도 작성 사실을 부인하거나,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광주청 "지시 있었나, 공모했나 확인"
    ▲ KBC광주방송 8뉴스 방송 화면 일부

    광주경찰청은 현재 댓글 작성자와 작성 경위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광주경찰청 감찰계는 "현재 기사 댓글과 관련한 사실관계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확정된 이후 정식 조사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실이 확인되면 먼저 지시가 있었는지, 공모했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댓글의 모욕이나 명예훼손 여부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경찰청 훈령인 정보경찰 활동규칙 위반 여부도 사실관계 확인 뒤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기레기"·"정신 나간 기자"…표현 따라 책임 달라져
    ▲ 비판 기사에 달린 댓글 

    최기영 변호사는 "기레기", "정신 나간 기자", "기자가 많이 배워야겠다" 등의 표현은 모욕적인 표현에 해당할 수 있지만 형사책임 여부는 대상이 특정됐는지와 작성 경위, 전체 맥락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기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적었다면 명예훼손 성립 여부도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댓글 가운데에는 기자가 "업무시간에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복사해 기사를 작성한다"는 취지로 사실과 다른 취재 행위를 구체적 사실처럼 적은 내용도 있습니다.

    내용이 허위로 확인될 경우 일반적인 비하 표현과는 별도로 명예훼손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조직적 댓글 지시 유죄…이번엔 지시·공모가 관건
    경찰 조직이 온라인 여론 대응에 동원됐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례도 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재직 당시 보안·정보·홍보 등 경찰 조직을 동원해 정부와 경찰 입장을 옹호하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경찰관에게 온라인 여론 대응을 지시한 행위 가운데 일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인정했습니다.

    이번 광주경찰청 사안에서는 현재까지 상급자의 구체적인 댓글 작성 지시나 별도 전담조직 운영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보경찰 중간관리자와 실무자, 다른 부서 현직 경찰과 퇴직 경찰까지 같은 비판 기사에 댓글을 작성했고 정보부서 내부에서 댓글 대응을 독려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입니다.
    ▲ KBC광주방송 8뉴스 방송 화면 일부

    박인동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려면 댓글 원문과 계정 명의·접속 기록뿐 아니라 지시 문건과 메시지, 상급자에게 보고된 자료, 댓글 작성의 반복성과 조직성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단순히 댓글 작성자 개인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경위로 댓글이 작성됐고 사전에 내부 논의나 지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법조계는 포털 접속 기록이나 휴대전화·메신저 등 감찰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자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급자 지시나 사전 공모 등 조직적 개입 정황이 확인될 경우에는 광주청 자체 감찰을 넘어 경찰청 본청 차원의 감찰이나 정식 수사로 확대할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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