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숙원' 벼랑 끝…전남 국립의대 좌초 위기

    작성 : 2026-08-21 21:17:26

    【 앵커멘트 】
    전남의 36년 숙원이었던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학들이 의대 유치를 둘러싼 감정싸움을 하며 지역민의 생명권을 외면했다는 비판과 함께, 통합을 이끌어내지 못한 통합특별시의 조정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허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전남 국립의대의 꿈은 1990년, 목포대가 정부에 의과대학 신설을 처음 건의하며 시작됐습니다.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 서부권의 열악한 의료 여건을 개선하고, 섬 주민들의 생명권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순천대는 2012년 산단이 밀집한 동부권의 의료 취약 문제를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서부권과 마찬가지로 의대가 없는 동부권의 의료 현실도 취약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권역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라남도는 지난 2020년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발족해 '의대 신설'을 도정 핵심 과제로 추진했습니다.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건 2024년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계기로 논의에도 탄력이 붙었고, 목포대와 순천대는 그해 11월 대학 통합과 통합 의대 설립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화합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의대와 대학병원, 통합대학 본부를 어디에 둘지를 놓고 두 대학이 팽팽히 맞섰고, 갈등은 동·서부권 지역감정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의 중재안도, 이후 여러 차례 이어진 재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교육부가 제시한 의대 신설 계획서 제출 시한인 20일까지도 두 대학은 끝내 협치하지 못했습니다.

    ▶ 싱크 : 민형배/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 "통합특별시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아 그 특정 대학에 대한 특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은 가능하지 않다(는게 방침입니다)...'통합을 하니까 의대를 보낸다'가 아니고 '의대가 와야 통합한다'가 돼버렸어요"

    그 사이 불과 몇 주 전 유치전에 뛰어든 경북이 완성된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미 경북 경주에 의대가 있지만 북부권의 의료 취약성을 이유로 안동에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통합특별시는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이라는 국정과제를 근거로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육부와 협의 일자도 잡지 않았습니다.

    36년 오랜 숙원이던 의대 유치가 지역 간 밥그릇 싸움으로 얼룩지면서, 의대 신설은 다시 기약 없는 과제로 남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KBC 허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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