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딛고 다시 교단 섰던 교장선생님...마지막엔 5명에 새 생명

    작성 : 2026-08-20 17:08:45
    50대 양성우 씨, 뇌사 장기기증...아내 "생명 전한다는 사실 기뻐했을 것"
    ▲ 기증자 양성우 씨 [연합뉴스]

    뇌출혈을 이겨내고 다시 교단에 섰던 50대 교사가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제주한라병원에서 52살 양성우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습니다. 피부 등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습니다.

    양 씨는 지난 2024년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치료와 재활 끝에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4월 말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고 다시 재활 치료를 이어오던 중 지난달 31일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평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했던 양 씨의 뜻을 떠올려 장기기증을 결정했습니다.

    아내 강산주 씨는 "남편이 의식이 있었다면 장기기증을 선택했을 사람"이라며 "떠나기 전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주에서 2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양 씨는 2000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26년 동안 교단을 지켰습니다.

    특히 형편이 어렵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세심하게 챙겼고, 집을 나간 학생을 직접 찾아 나설 정도로 제자들을 아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모를 통해 교장으로 근무하던 양 씨는 2024년 뇌출혈로 교장직을 내려놨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재활에 매달렸고, 지난해 9월 평교사로 교단에 복귀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수업을 마치면 치료를 받으면서 다음 날 수업을 준비했고, 올해 다시 병가를 낸 뒤에도 학교로 돌아갈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양 씨의 발인 날에는 제자와 동료 교사, 학부모 등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아내 강 씨는 남편에게 "오빠를 만나 정말 행복했다"며 "이제 아픔 없는 곳에서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마음껏 여행하며 웃으면서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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