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카페, 이야기를 담다] 도심 속 소중한 하루를 선물하는 공간 ⑨ 동명동 '티소하'

    작성 : 2026-07-24 10:00:02
    차 잔이 놓인 자리에는 한 마을의 풍경과 시간이 함께 머뭅니다. 골목의 오래된 벽, 들판을 스치는 바람, 바다를 향한 창, 한옥 마루의 햇살처럼 카페는 그 마을의 표정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됩니다. KBC광주방송 시리즈 <감성카페, 이야기를 담다>는 작은 카페들을 통해 그곳에 스며든 삶의 결, 공간의 기억, 지역의 감성을 차분히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골목 끝에서 만나는 또 다른 풍경

    전남광주 동구 동명동의 활기찬 거리를 조금 벗어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면 숨은 보물 같은 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 바로 티소하입니다.

    작은 테라스를 지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찻잎 향과 차분한 공기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커피가 일상이 된 시대에도 차(茶)만이 전할 수 있는 여유를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직접 차를 내리는 모습

    ◆ 차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마음

    '티소하'는 '차와 함께 하는 소중한 하루'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별한 수식보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이 이름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전통 찻집이 가진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를 벗어나 누구나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장은 "5년 전만 해도 광주에는 차를 전문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며 "차 문화를 고향인 광주에 소개하고 정착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식물과 오브제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 내부

    ◆ 도심 속 숨겨진 정원

    티소하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통 찻집의 틀에서 한 걸음 벗어난 공간입니다. 절제된 색감 속에 동양적인 감각을 자연스럽게 녹여냈고, 벽면을 따라 길게 놓인 바(BA테이블에서는 차를 내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의 또 다른 매력은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초록빛 풍경입니다. 테라스와 카페 곳곳에 놓인 식물들은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도심 속 숨겨진 정원'을 만들고 싶었던 사장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평소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직접 식물을 배치했고, 지금은 지역 화원과 협업하며 다양한 식물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 차를 우리며 마주하는 나만의 시간

    티소하를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메뉴는 다관세트입니다. 손님이 직접 찻잎을 여러 번 우려 마시며 향과 맛이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을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사장은 "직접 차를 우리는 시간 역시 차를 즐기는 소중한 과정"이라며 "차를 우리며 자연스럽게 여유를 느끼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말차 메뉴도 티소하를 대표하는 메뉴입니다. 교토 우지산 프리미엄 말차를 사용한 말차라떼와 계절 과일이 올라가는 말차 프라페는 달콤함과 진한 풍미를 함께 담아냈습니다.

    이 밖에도 말차 아포가토, 호지차 크림라떼 등 차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도 준비돼 있습니다.

    ▲손님들이 나무 그늘 아래 테라스에 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다

    ◆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인터뷰를 마치며 "손님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표는 잠시 웃으며 답했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게가 생기고 사라지는 동명동의 빠른 흐름 속에서도 티소하가 지키고 싶은 것은 화려한 트렌드가 아닌 편안한 쉼입니다.

    골목 끝에 숨겨진 작은 공간에서 차 한 잔을 우리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

    티소하는 오늘도 누군가의 소중한 하루에 포근한 차향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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