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카페, 이야기를 담다] 담양호 끝에서 만나는 작은 쉼표 ⑩ '까망감'

    작성 : 2026-07-31 16:00:01
    차 잔이 놓인 자리에는 한 마을의 풍경과 시간이 함께 머뭅니다. 골목의 오래된 벽, 들판을 스치는 바람, 바다를 향한 창, 한옥 마루의 햇살처럼 카페는 그 마을의 표정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됩니다. KBC광주방송 시리즈 <감성카페, 이야기를 담다>는 작은 카페들을 통해 그곳에 스며든 삶의 결, 공간의 기억, 지역의 감성을 차분히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수국으로 둘러싸인 카페 입구

    ◆ 쉼을 만나러 가는 길

    담양 용면 추월산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도시의 소음이 멀어집니다.

    초록은 짙어지고, 공기는 한결 가벼워집니다.

    한적한 길 끝, 수국으로 둘러싸인 하얀 벽돌 건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적이는 도심과는 다른 시간이 흐르는 곳.

    자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 카페 '까망감'입니다.

    ▲원목 가구와 식물, 통창 너머 숲이 어우러진 따뜻한 분위기

    ◆ 감나무 아래 남은 추억

    '까망감'이라는 이름에는 사장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카페가 있는 자리는 사장의 부모님이 식당과 펜션을 운영하던 곳입니다.

    마당에는 먹감나무가 가득했고, 햇빛을 받으면 껍질이 까맣게 물드는 먹감의 모습에서 '까망감'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이름 하나에도 이곳이 간직해 온 시간과 풍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 익숙한 맛의 기억

    그 기억은 자연스럽게 메뉴로 이어졌습니다.

    까망감의 시그니처는 홍시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직접 딴 감을 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 먹었어요. 저에게는 가장 익숙한 맛이죠."

    사장에게 홍시는 유행하는 식재료가 아니라 오래도록 함께해 온 추억입니다.

    그래서 까망감의 메뉴도 유행을 좇기보다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맛을 손님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홍시의 달콤함을 담은 디저트는 까망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메뉴가 됐습니다.


    ◆ 도심을 벗어나 만나는 또 다른 세계

    "도시와는 조금 떨어진, 다른 세상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했어요."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그 의도가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원목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시간의 흔적이 밴 물건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창밖으로는 넓은 잔디밭과 숲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하얀 파라솔이 보입니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담양의 산과 자연을 바라보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바람 소리와 새소리가 더해져 도심에서는 쉽게 느끼기 어려운 여유를 선사합니다.

    ▲손님들이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 다시 찾게 되는 공간

    카페를 운영한 지도 어느덧 8년.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을 묻자 사장은 망설임 없이 답했습니다.

    "빈 쟁반이 들어올 때요. 그리고 똑같은 분들이 또 오실 때."

    손님들이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 돌아간 흔적, 그리고 같은 얼굴이 다시 찾아오는 순간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그렇게 '까망감'은 오래된 기억과 익숙한 맛, 자연 속의 쉼을 담은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담양 산속, 오늘도 까망감은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용한 쉼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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