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청년이 바라는 통합]“광주에 남은 이유는 특별함보다 익숙함이었다” ③떠나지 않은 청년들

    작성 : 2026-07-14 16:21:11
    ▲ 청년들의 모습

    전남광주통합의 핵심 명분중 하나는 '청년유출 방지'입니다.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청년이 바라는 전남광주통합]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 지역에 남은 청년, 돌아올지 고민하는 청년을 직접 만나 취업·주거·문화 인프라 등 청년들의 언어로 통합의 의미를 살펴보는 기획입니다. 편집자주

    서울로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광주는 기회가 부족한 도시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남광주에 남아 취업하고 창업하며 삶을 이어가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2편에서는 서울에 정착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면, 3편에서는 지역에 남은 청년 8명을 만나 그들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와 계속 머물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들어봤습니다.

    ◆ 익숙한 삶, 부족한 선택지

    청년들이 지역에 남은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친구가 곁에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생활비로 안정적인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직업 특성상 지역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거나, 우선 지역에서 경력을 쌓은 뒤 다음을 고민하겠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베이커리 F&B에 재직 중인 이모 씨(26)는 서울에서 1년가량 직장 생활을 하고 다시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은 생활비 부담이 컸고, 부모님과 친구들이 모두 광주에 있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됐습니다. 막상 살아보니 서울과 광주의 차이를 생각보다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조경학과 출신 헬스트레이너 윤모 씨(26)도 "서울에서 실습하면서 도시가 너무 복잡하고 경쟁이 심화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진로를 운동 분야로 바꾸면서 지역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이모 씨(22) 역시 "전세와 월세, 생활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돈을 모으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 대부분은 생활비 부담과 가족, 익숙한 생활환경을 지역에 남은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청년들의 선택은 2024년에 실시된 '광주광역시 청년정책 시민 여론조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 중 향후 광주에 정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청년은 87.9%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정착 이유로는 '가족·친구 등 주변 사람이 있어서'(66.8%)가 가장 많았고, '학교와 직장이 광주에 있어서'(55.2%), '주거비와 물가 부담이 적어서'(30.2%)가 뒤를 이었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 남는 것을 선택한 배경에는 일자리 자체보다 생활비와 연고, 안정감 같은 삶의 조건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전남광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년들이 아쉬운 점으로 꼽은 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선택지였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와 문화생활의 폭이 좁고,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티를 만날 기회가 수도권보다 적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도시의 발전 속도가 다소 느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는 부족한 것 같다"

    "피트니스 교육이나 전문 커뮤니티가 부족해 결국 서울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지 친구가 놀러 오면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관광 코스가 부족하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결국 전남광주는 살기 편하지만,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들이 말한 아쉬움은 횟수보다 일상성에 가까웠습니다.

    마음먹고 날을 잡아 원정을 떠나는 것과, 일상에서 문득 누릴 수 있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느낀 아쉬움은 개인의 불만이라기보다 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에 가까웠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청년정책은 실제 청년들의 삶에 얼마나 스며들고 있을까요.

    ◆ 정책은 많지만... "잘 몰라요"

    취업이나 창업 과정에서 청년정책의 도움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정책을 찾아본 적이 없거나, 어떤 정책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2024년 광주광역시 청년정책 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청년정책을 '알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3.2%에 그쳤습니다.

    광주광역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정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2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정책 참여자의 만족도는 주거정책 67.28점, 일자리정책 61.75점으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광주시는 정부보다 앞서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정책 기반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2024년에는 국무조정실 청년정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책들은 청년들에게 충분히 닿지 못했습니다.

    낮은 인지도와 높은 만족도는 정책의 부족보다 정책을 알리고 연결하는 과정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청년정책 홍보 활성화 방안으로 시 홈페이지와 문자알림 서비스 등 온라인을 통해 홍보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4.2%에 달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청년들이 알지 못하거나 이용하기 어렵다면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남고 싶은 마음, 지켜줄 '조건'을 묻다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더 많은 새로운 경험이 가능한 도시였습니다.

    교통망 확충과 기업 유치, 문화·쇼핑·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시설 조성, 지역 스타트업과 연계한 다양한 일자리 등 '생활의 선택지'를 넓혀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대규모 기업 유치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군공항 이전 부지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양질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 8명 가운데 7명은 앞으로도 전남광주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이 있는 곳이고, 내 도시와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전남광주 사람들의 열정과 따뜻함을 떠나고 싶지 않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가진 가장 큰 자산도 바로 이 마음입니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성장 동력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문화와 여가,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될 때 청년들이 말한 '살기 편한 도시'는 '계속 살고 싶은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은 새로운 청년을 끌어오는 데서가 아니라, 이미 이곳에 남기로 한 청년들의 선택을 미래의 확신으로 바꾸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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