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식 제6 시집 『괜찮은 꿈』 출간

    작성 : 2026-06-22 10:39:25
    "가장 어두운 순간 '별들의 파수병'이 되고파"
    ▲ 제6시집 『괜찮은 꿈』(문학들 시인선)

    '시인 문병란의 집'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박노식 시인이 제6시집 『괜찮은 꿈』(문학들 시인선)을 펴냈습니다.

    2017년 첫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시집과 시화집을 세상에 내놓고 있습니다.

    그는 고립을 자초하는 시인입니다.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지마을에 거처를 정하고 지나온 매운 삶을 반추하며 치열한 시 쓰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별들이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별들의 파수병'을 자처하는 시인입니다.

    이번 시집은 그 적요한 공간에 붙박힌 달과 별, 바람과 구름, 산과 호수, 꽃과 새와 나무들과 함께 미망의 시간을 투과한 결정들의 집합체입니다.

    맑은 날, 낙엽을 들어 하늘을 비추면 길이 보인다
    물방울이 흘러간 자리,
    내 파란만장한 길들이 실핏줄처럼 얽힌 자국,
    살아 보려고 강물 속에서 발버둥 치는 청동오리 떼의 물갈퀴 흔적들,
    보이는 것은 쓸쓸하고 깊은 것은 실체가 안 보인다
    오늘의 푸른 잎은 어제의 낙엽이 건네준 비애
    (「무늬」)

    생명과 우주의 순환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 구조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의 강물 속에서 뒤척이는 이랑과 반짝이는 찰나의 의미를 절제된 언어로 낚아채 올릴 때 그의 시는 빛을 냅니다.

    ▲ 박노식 시인

    총 4부로 이루어진 이번 시집의 부제는 제1부 '상실이 큰 사람은 침묵을 일찍 배운다' 제2부 '나는 우울의 집에서 태어나 오래 걸었다' 제3부 '한 곳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은 거기에 설움이 있기 때문' 제4부 '한때의 상큼한 노래는 깨어진 조각처럼 뒹군다'입니다.

    상실, 우울, 설움이라는 단어도 그렇지만, 상큼한 노래마저도 깨어진 조각처럼 뒹군다는 표현에 이르면 시인과 이번 시집의 정서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우울의 집에서 태어나 오래 걸었다" 하지만 그 "고통이 나를 키"웠고 그 고통의 향으로 "내가 존재한다"고 노래합니다.

    그러한 믿음으로 시인은 폐가가 된 옛집에서 "녹슨, 붉은 못 하나를" 꺼내 들고, "누군가 내 갇힌 문장 밖에서 머잖아 친절한 노크로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폐가)고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2015년 『유심』으로 등단한 박노식 시인은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 『길에서 만난 눈송이처럼』, 『가슴이 먼저 울어버릴 때』 등 시집을 펴냈으며,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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