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아파트 지키는 4세대...'2차 피해' 노출된 전세사기 피해자

    작성 : 2026-04-04 21:23:51

    【 앵커멘트 】
    전세 보증사고가 발생한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못 받아 이사를 가지 못한 4개 세대가 아파트 전체 전기요금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건데, 당장 엘리베이터마저 멈출 위기입니다.
     
    임경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광주 광산구의 44세대 규모 아파트.

    전세 보증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한 이들이 대부분 떠나고 지금은 4개 세대만 남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텅 빈 복도에는 벌써 여러차례 공용전기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가 붙었습니다.

    전기요금이 9개월이나 밀렸기 때문입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한 입주민은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불편한 다리로 바깥출입을 못 할까 봐 걱정이 앞섭니다.

    ▶ 인터뷰 : 입주민 A씨 (음성변조)
    - "저 실버카도 겁나게 무거우니까 어깨도 많이 아파요. 시장이나 한 번씩 병원 가도 몇 번 쉬었다 와야 해요. (엘리베이터 멈추면) 단숨에 못 올라와요. 집을 못 찾아와요." 

    남은 입주민들은 지난해 급한 대로 세대당 300만 원에 가까운 전기요금을 모아 냈습니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800만 원이 넘는 미납요금이 쌓였습니다.

    44세대가 나눠 내던 공용 전기요금을 단 4개 세대가 짊어지기엔 역부족입니다.

    입주민들은 전세사기 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호소합니다. 

    ▶ 인터뷰 : 입주민 B씨 (음성변조)
    - "저희가 쓴 거는 당연히 내야 된다고 생각해서 따로따로 이렇게 개별 분들한테 말해서 내고 있었던 상황이고요. 한전에서는 이제 44세대분을 부담하라는 입장이어서..."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은 입주민들에 대한 단전 예고를 취소하고, 공용시설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4개 세대가 사용한 만큼만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따뜻한 보금자리여야 할 집이, 삶을 옥죄는 빚더미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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