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똥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상품시장으로도 옮겨 붙었습니다.
유해진 배우를 겨냥한 규탄집회가 예고되는가 하면 광고모델로 나온 버거 프랜차이즈도 불매 대상이 됐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밈과 패러디도 쏟아지고 있는데 불매운동과 각종 밈은 20·30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고 밝혔지만 후폭풍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2일 KBC <박영환의 시사1번지>에 출연한 여야 패널과 정치평론가들은 '암살자(들)' 겨냥한 불매운동과 관련 "영화 논란, 결국 시장이 판단" vs "영화 빙자한 비열한 정치 공격"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 이동학 "역사 왜곡 비판하면서 내란은 부정…국민의힘, 스스로 꼬인 논리"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제작 의도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영화의 성패는 시장과 관객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노이즈를 만들려고 계산했던 것인지,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생각이 든다"며 "당시 정부 발표를 통해 이어져 온 역사적 인식과 달리 접근하려면 역사의 공백을 밝히려는 취지가 설득력 있게 드러났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영화를 비판하는 국민의힘에도 같은 역사 판단의 기준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김태규 의원이 역사적으로 확정된 사실과 정부 발표를 내세워 영화를 비판하면서, 정작 전두환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는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한 데 대해 "스스로 그냥 꽈배기가 돼 버린 상태"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전두환 사진을 걸자는 당내 주장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문제까지 연결되면 "그럼 왜 영화를 비판하느냐"는 반문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치적 관심이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람하며 힘을 실으려 했던 부정선거 소재 영화를 거론하면서, 관객이 왜곡됐거나 믿기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결국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암살자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시장에서 판가름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습니다.
◇ 강찬호 "영화 빙자한 비열한 정치 공격…유족, 법적 대응 추진"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문제 제기를 2030세대가 주도하는 현상을 두고 "대한민국의 흐름이 객관적인 사실로 공정하게 역사를 평가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특정 세력이 역사를 독점하고 자신들의 편의와 정치적 목적에 맞게 재단해 왔다"며, "젊은 세대가 이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른바 586·686세대의 '위선과 내로남불',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역사 왜곡에 대한 불만이 이번 영화를 계기로 표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암살자들'을 "영화를 빙자한 비열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모순을 2030세대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반응을 근거로 "대한민국 역사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족 측의 법적 대응 움직임도 전했는데 "박정희 기념재단과 유족 측이 최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박지만 회장이 유족을 대표해 영화 상영 중지 가처분 신청과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관련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김수민 "음모론 총망라해 한쪽으로 몰았다…'암살자들', 잘못된 영화 맞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암살자들'에 대해 "잘못된 영화는 맞다"며 과거 박정희 정권을 비판적으로 그린 영화들과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은 실존 인물의 성격을 뒤집었지만 한국 사회의 남근주의를 공격하는 전복적 의미가 있었고, '남산의 부장들'은 허구를 포함하면서도 국가 차원의 조사에서 유력하게 검토된 설명을 주요 줄거리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암살자들'은 감독이 박정희 배후설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어도 "실제 영화를 보면 한쪽 방향으로 몰려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음모론적 의혹을 총망라하고 증폭시키면서 주인공들이 '우리가 혹시 틀린 것은 아닌가'라고 회의하는 장면조차 없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지도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랜 검증을 거치며 잦아든 의혹을 다시 꺼낸 점에서는 '문화 지체적 현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의 대응도 사태를 꼬이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만 비판하면 될 일을 김태규 의원은 전두환·윤석열의 내란을 부정하고, 주진우 의원은 유해진 배우에게 '북한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발언이 "저런 사람들을 어떻게 믿느냐"는 반발을 불러, 오히려 박정희 배후설도 제기할 만하다는 잘못된 이분법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이종훈 "과하다 싶을 만큼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영화는 시장에 맡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상영 중지 가처분 추진과 관련해 "재판부가 수용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에 대한 평가는 시장과 관객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맞다"며 "논란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상영을 제한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이 이 사안에 "너무 과하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도 내놨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면 여러 진보 정부를 거치며 오랫동안 진행된 과거사 진상규명 과정에서 밝혀졌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한국뿐 아니라 일본 경찰도 수사했다는 점을 들어, 관객이 관련 사실을 조금만 확인하면 영화 속 의혹을 그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하나의 설일 수는 있겠지만 과연 진짜일까"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곧바로 박정희 배후설을 사실로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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