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공식 거부했습니다.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곧바로 조희대 대법원장 주장을 정면반박하며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여야 반응도 극명하게 갈렸는데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즉각사퇴"와 "탄핵카드"도 거론됐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희대의 난은 진압될 것"이라며 "내란을 부활시키려는 세력은 불가피하게 청소될 수밖에 없다" 날을 세웠습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헌법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며 "대법원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습니다.
23일 KBC <박영환의 시사1번지>에 출연한 정치평론가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에 대해 "대법원장이 정치를 시작했다…사법 공백 책임져야" VS "제청·동의·임명은 병렬…대통령 권한이 맨 위 아니다"라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 김진욱 "조희대, 수십 년 협의 관행 깨고 극한 대립 불러"
김진욱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듣고 '이제 정치를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청한 지 25일 만에 입장을 내면서, 하필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바로 다음 날 발표한 점을 문제 삼으며 "왜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이런 방식으로 발표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도 안 된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출국 전날 두 사람이 김성수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만나 약 한 시간 동안 차를 마신 사실을 거론하며 "제청권과 임명권이 충돌하는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서라도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면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으며, 그 책임을 조 대법원장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사례를 둘러싼 공방에서는 2023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대법관 후보 제청 전부터 임명 보류나 거부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대 정부는 정치 성향을 떠나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에 조율하고 협의해 왔는데,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그 관행을 혼자 깼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도 언급하며, "조 대법원장의 이례적인 판단들이 사법부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준우 "대법원장 국감 증인 선서, 삼권분립 흔드는 일"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인사 문제와 어려운 민생 경제 등 국내에서 수습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는데 자꾸 나라를 비우는 모습이 국민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국내의 골치 아픈 문제를 피하려 해외로 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들 정도"라며, "현안 해결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법관 임명 문제에 대해서는 헌법 제104조 2항을 근거로 들어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함께 규정돼 있으며, 세 권한은 어느 하나가 다른 권한 위에 놓인 '직렬' 관계가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병렬'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는 민주당의 주장은 헌법을 잘못 읽은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려는 움직임에도 강하게 반대했는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마지막 사례는 1970년이며, 국정감사가 부활한 1987년 이후에도 증인 선서를 하고 출석한 적은 없었다. 지난 출석 역시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장에게 국회 증인 선서를 요구한다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나 국회의장에게도 같은 요구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각 부의 수장에게 보장된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하헌기 "국회 출석이 삼권분립 파괴라는 주장은 맞지 않아"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대통령 순방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예정된 외교 일정도 소화하는 만큼, 국내 현안이 있다는 이유로 일정을 모두 취소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이 삼권분립을 파괴한다는 주장에도 "입법부·사법부·행정부가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것이 삼권분립인데, 국회가 대법원장을 불러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 이를 파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헌법에 각각 규정돼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각 기관이 자신의 법적 권한만 끝까지 내세우면 국가 운영은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기존의 협의 관례를 깨 비판받을 만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민주당의 탄핵 언급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행위와 탄핵 사유는 다르며, 탄핵을 추진하고 인용받으려면 구체적인 위법 사안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미국의 사법부 독립에 대해서는 "미국은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을 지명하고 상원이 동의하며 대법원장이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결국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협의를 통해 임명 문제를 풀고 사법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신주호 "재제청 요구는 대법원장 제청권과 국회 동의권 모두 침해"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훗날 '역사적 결단'으로 남고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과 청와대가 대법원장의 결정을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쪽은 대통령과 청와대"라고 주장했습니다.
헌법이 정한 대법관 임명 절차에는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가 먼저 놓여 있고, 대통령의 임명은 그 절차를 거친 뒤 이뤄진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하며 후보자의 국회 동의안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뿐 아니라 국회가 후보자를 심의하고 의결할 기회까지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손봉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없는 구체적인 부적격 사유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기존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사람 가운데 다른 한 명을 제청하라는 요구는 청와대가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판사를 재제청하라는 사실상의 압박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방식이 허용되면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무력화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헌법에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권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의 사례에 대해서는 "당시 대법원장이 문제가 된 인물을 정식으로 제청하기 전에 대통령실과 교감해 후보를 조율한 것"이라며, "이번처럼 제청 이후 재제청을 요구한 경우와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제청한 후보자의 동의안을 정부가 국회에 넘긴 사례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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