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되자 업무용 노트북 파일 1,600개 삭제한 간부…1심서 실형

    작성 : 2026-09-05 11:41:17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자 반납해야 할 업무용 노트북에서 1천 600여 개의 회사 파일을 무단으로 삭제한 프로젝트 총괄 간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은 전자기록 등 손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과 합의 기회 부여 등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2022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피해 회사에서 인도네시아 폐기물 고형연료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간부입니다.

    그는 2023년 2월 말 해고 통보를 받은 뒤 같은 해 4월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업무용 노트북을 반납하기 직전 저장돼 있던 업무 관련 파일 1천 609개를 임의로 삭제해 전자기록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삭제한 파일 중 일부는 개인 소유이며, 퇴사 후 노트북을 반납하기 위해 사용하던 폴더와 파일들을 정리했을 뿐 전자기록을 고의로 훼손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작성한 파일이라 하더라도 모두 회사의 자산이며, 이를 임의로 지운 행위는 전자기록 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삭제된 파일들은 피고인이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지하게 된 것으로 회사가 효용을 지배·관리하는 전자기록"이라며 "취업규칙상 직무 범위 내에서 작성한 문서는 회사의 자산으로 간주하며, 노트북 반환을 요구받자 회사와 협의 없이 자료들을 임의로 삭제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A 씨는 파일을 대량 삭제하기 전 발주처 제출용 설계도면 등 68개의 파일은 개인 외장 하드디스크로 복사해 빼돌린 혐의도 함께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회사의 업무 파일을 대량으로 삭제하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영업비밀을 무단 유출해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고령이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피해 회사가 입은 손해 규모가 과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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