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범 "힘없어 보이는 사람 골라"...의자로 막아선 시민들 '포상' 추진

    작성 : 2026-10-14 16:37:33
    ▲ CCTV 속 인천 흉기 난동범 [연합뉴스]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둘러 8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병원과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알리려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과 인천시는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 제압에 나선 시민들에 대한 포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된 59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료받은 병원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병원 측의 신고에 따라 경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불만이 있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무좀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8월부터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소지해 지난달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입건됐으며, 지난 6일 계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A씨는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어 관심을 끌 목적으로 범행했다"라며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고, 나보다 힘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으나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불만을 품은 병원이 아닌 상업시설에서 일면식 없는 사람들을 공격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보고,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진술의 신빙성과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범행 당시 시민들이 의자를 들고 A씨에게 맞선 과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제압에 나선 시민 5명에 대한 포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천시도 자체 포상을 검토하는 한편 정부 포상을 건의했습니다.

    ▲ CCTV 속 인천 흉기난동 피의자 [연합뉴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 4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 1층에서 승강기를 타고 2층 식당가로 이동한 뒤, 음식을 주문하려고 줄을 서 있던 여성을 여러 차례 찌르고 다른 여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두 여성을 공격하는 데는 10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던 35살 이모 씨는 손님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쟁반을 던지며 A씨에게 달려들었고, 의자를 보호구 삼아 맞섰습니다. A씨가 계속 이동하며 흉기를 휘두르자 뒤쫓아가면서 주변 시민들에게 "도망가라", "경찰에 신고하라"고 외쳤습니다.

    식당가에서 식사하던 31살 나모 씨도 의자를 들고 가세했습니다. A씨는 주차장이 있는 3층으로 향하면서 또 다른 여성을 공격했고, 나씨는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뒤쫓아갔다"며 "한 여성이 찔리는 것을 봤는데 이것을 막지 못했던 것이 계속 후회로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와 나 씨 등이 3층까지 따라가 의자로 밀어붙이자 A씨는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영화관과 놀이시설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가려 했습니다.

    이때 4층 영화관에 있던 23살 신중현 씨가 의자를 던져 A씨를 막았습니다. 신씨는 "나도 살고 다른 사람들도 살리려면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 인천 흉기난동 현장 감식 [연합뉴스]

    쓰러진 A씨가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3층으로 내려오자 나 씨와 쌈밥집을 운영하는 65살 신모 씨 등 시민들이 의자로 눌러 제압하고, 양손에 묶인 흉기를 풀어냈습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넘겨받아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전날 9명에서 이날 10명으로 정정했습니다. 추가로 확인된 피해자 1명은 흉기 끝이 상의 주머니 속 담뱃갑에 닿아 다치지 않았으며, 옷만 찢어진 다른 피해자 1명까지 제외하면 부상자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8명입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19세 여성은 응급수술 후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의식이 없고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 기계호흡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입원 치료를, 2명은 통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A씨가 범행 당시 소지한 다량의 약물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신경정신과 이름이 적힌 포장지 등을 토대로 병원 처방 약으로 보고 있으며,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를 추가 조사하고,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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