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이러한 경찰 가족사건을 별도로 파악·관리하는 체계조차 없었습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경찰관 가족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가 수사토록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내달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뒷북 대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발견된 '가족 사건' 117건을 분석해 상피제 적용 대상과 신고 절차, 이송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17건의 구체적 유형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사건 관계인 지위별로는 가족이 피의자·피혐의자인 경우가 45건, 피해자·고소·고발·진정인인 경우가 72건이었습니다.
가족 관계별로는 배우자 33건, 직계존속 47건, 직계비속 37건입니다.
가족 사건 대부분은 지역과 맞닿아있는 일선 경찰서(111건)에 배당됐고, 시도 경찰청이 맡은 사건은 6건이었습니다.
감찰 조사를 벌인 사건은 1건에 불과했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자신의 가족 사건을 직접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외에 44건은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했거나 이송할 예정이며, 15건은 이송 여부를 추가로 검토 중입니다.
종결 단계이거나 종결된 사건은 32건, 공정성 침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송하지 않은 사건은 26건이었습니다.
그동안 경찰이 경찰관 친족이 사건 관계인인 사례를 별도로 축적·관리하지 않았던 현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본인이나 친족 또는 지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거나 개입해 감찰받은 사례'에 대해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자료"라고 답변했습니다.
경찰관 가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건 담당자가 자발적으로 제척·회피를 신청하지 않거나 관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셈입니다.
경찰의 제척·회피 건수는 2020년 9건, 2021년 35건, 2022년 18건, 2023년 0건, 2024년 5건, 2025년 3건, 올해 상반기 7건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6년 6개월간 제척·회피 건수는 모두 77건으로, 이번에 가족 사건만 별도로 들여다본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117건보다도 적었습니다.
경찰 현원이 14만5,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제척·회피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가족 사건을 사전에 확인해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하는 상피제를 9월 초부터 도입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습니다.
일단 경찰 내부 지침을 통해 시행한 뒤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상피제 도입과 관련해 적용 대상과 신고 절차, 이송 기준 등 구체적인 기준과 내용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자발적 신고 외에 경찰관과 가족 관계인 점을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할지가 실제 제도 운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경찰관서로 사건을 이송할지를 정하는 기준도 마련돼야 합니다.
같은 광역권에 속하는 등 인접한 경찰관서에 사건을 넘길 경우 기존 경찰관서와 인적 관계가 겹칠 수 있어 실질적인 상피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먼 경찰관서로 사건을 넘기면 사건 관계인 조사나 현장 확인 등에 시간이 많이 들어 수사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사건의 성격과 진행 상황 등을 감안한 이송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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