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떠내려간 산불 이재민주택...안동시, 6백여 채 모두 앵커볼트 설치 안 해

    작성 : 2026-07-22 14:48:38
    경북 영덕군, 임시 조립주택 657동 모두 앵커볼트 설치 '대조'
    ▲ 지난 19일 경북 안동에 설치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이 폭우에 떠밀려 주택 담벼락을 뚫고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최근 극한호우로 산불 이재민 임시 조립주택 일부가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한 경북 안동에서 지자체가 공급한 임시 조립주택 641동 모두에 주택 고정용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동시는 지난해 대형 산불 직후 이재민의 신속한 입주와 가설건축물 특성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22일 경북도가 집계한 '임시 조립주택 안전 보강(앵커볼트 등) 현황'에 따르면 도내 5개 시·군에 있는 임시 조립주택 1,935동 가운데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은 주택은 안동·의성·청송·영양에 있는 732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동에서는 이재민이 거주 중인 임시 조립주택 641동 모두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의성은 전체 거주동수 150동 가운데 37동에, 청송에서는 443동 중 20동에, 영양에서는 44동 중 34동에 앵커볼트가 미설치 상태였습니다.

    안동시는 지난해 산불 직후 이재민들이 장기간 대피소 생활로 감염병 확산 등 우려가 제기되자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임시주택에 입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임시주택을 수개월 사용한 뒤 철거하는 가설건축물로 판단했고, 하루라도 빨리 이재민들이 입주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립주택 설치 과정에 기초 바닥을 미리 만들며 앵커볼트를 설치하기에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설치 이후에도 기초 콘크리트와 조립주택 규격이 맞지 않아 고정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회의를 거친 끝에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립주택 자체 무게도 6∼7t에 달해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이번과 같은 극한 호우 상황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경북 의성군도 일부 임시주택은 산불 직후 신속한 공급 과정에서 앵커볼트를 설치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성군 관계자는 "예산 문제는 아니었고 당시에는 설치 필요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다"라고 말했습니다.

    ▲ 경북 영덕의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연합뉴스]

    반면 영덕군에서는 사용 중인 임시 조립주택 657동 전체에 앵커볼트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덕군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재난에 대비해 조립주택 설치 단계부터 미리 검토해 앵커볼트를 시공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 운영 지침'은 제작·설치 시 표준설계 도면을 최대한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앵커볼트 설치를 의무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조립주택의 관리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라며 "최근 발생한 임시주택 이탈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침수 예방 등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북도는 최근 집중호우로 일부 임시 조립주택이 침수·이동하는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은 임시주택에 안전 보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앵커볼트 설치에는 예산 약 7,320만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실제 거주 중인 임시주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앵커볼트 설치 등 보강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8일과 19일 사이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단지가 침수됐습니다.

    단지 내 10동 중 6동이 실내까지 침수됐고 임시주택 1동은 급류에 휩쓸려 약 30m가량 떠내려간 뒤 인근 주택 담벼락에 충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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