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석유화학 구조개편 승인...여천NCC 2공장 폐쇄·롯데와 합병

    작성 : 2026-07-22 11:11:49 수정 : 2026-07-22 11:47:37
    ▲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중국의 저가 공세 탓에 기로에 놓인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두 번째 구조 개편인 '여수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고 본격 추진됩니다.

    대산산단에 이어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산단의 사업 재편안도 승인되면서 중동 전쟁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석유화학업계 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내 3대 석유화학 산단 가운데 '마지막 퍼즐'인 울산은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 변수가 맞물리면서 아직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천NCC 2공장 추가 폐쇄...중복 설비 줄이고 체질 바꾼다
    ▲ 여수 1호 사업재편 계획 주요 내용 [산업통상부]

    산업통상부는 여천 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두 번째 사업재편 승인 사례입니다.

    재편안은 여천NCC 1∼3공장 중 이미 가동이 중단된 3공장 외에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남은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연간 생산량이 각각 92만t, 47만t에 달하는 여수 2·3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NCC 생산량은 기존 228만t에서 90만t 수준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참여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3분의 1씩 통합법인 지분을 갖고 연간 약 140만t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여천NCC 지분 50%씩을 보유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5,450억 원(각 2,7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2,532억 원을 투자하는 등 총 8,000억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이행합니다.

    여천NCC가 140만t에 달하는 에틸렌 설비 가동을 멈추기로 함에 따라 업계 자율로 결정한 감산량이 정부 감축 목표량(최대 370만t)을 웃돌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서 대산산단에서도 롯데케미칼이 110만t 규모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HD현대오일과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부문에서는 각 사의 경쟁력 있는 주력 사업을 신설법인에 통합합니다.

    DL케미칼의 PE(폴리에틸렌),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 등이 대상입니다.

    통합법인은 이를 통해 의료용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자동차·전선용 기능성 POE(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합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정부, 금융·세제·인허가·R&D 등 7천억 원 이상 지원
    ▲ 모두 발언하는 김정관 장관 [연합뉴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7,000억 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로 사업재편 연착륙을 뒷받침합니다.

    가장 지원 규모가 큰 것은 6,5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입니다.

    설비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한 4,5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공급합니다.

    사업재편 기간인 2029년 말까지 협약 채무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금융 조건을 유지합니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 최대 30% 할인과 보증한도 최대 2배 우대 등 2,000억 원 규모의 수입보험을 지원합니다.

    기업 분할·합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설비가동 중단 및 자산매각 등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 확대 등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 줍니다.

    원활한 사업재편 추진을 위해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승계도 허용합니다.

    원가 절감 및 제도 합리화를 통한 기업 애로 해소도 추진합니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약 156억 원의 원가 절감을 돕습니다. 아울러 사업재편 기간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합니다.

    산단공의 공용 파이프랙 임대료 인하, 석유판매업 허가 간소화, 화학물질 등록 승계 등 인허가 승계 및 절차를 크게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지역 고용 안정을 비롯해 첨단 연구개발(R&D) 등 산업 고도화 지원에도 나섭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재직자 직무 전환 훈련비 일부를 보조하며 지역투자촉진보조금 지원 한도를 상향합니다.

    나아가 중장기 필수 유망 R&D 3개 과제에 올해부터 248억 원을 지원하고,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을 통해 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분야 신규 투자를 유도할 방침입니다.

    석화 재편 정부 지원에도 미온...울산산단, 셈법 복잡
    ▲ 김정관 장관,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방문 [연합뉴스]

    대산과 여수가 잇따라 사업재편의 닻을 올렸지만, 국내 석유화학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울산 산단은 여전히 구체적인 재편안을 내놓지 못하며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울산은 최근 실적 반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능력 감축 유인이 약해진 데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맞물리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약 9조 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최근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완료한 후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샤힌 프로젝트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180만t입니다. 풀가동 시 정부의 NCC 감축 목표인 최대 370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새 에틸렌이 양산되는 셈입니다.

    정부는 울산산단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승인은 국내 최대 화학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며,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해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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