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한도 특례 끝나면 19조 초과…김동철 "최소한 요금 인상 필요"

    작성 : 2026-10-24 21:38:28 수정 : 2026-10-24 22:28:07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사옥 [연합뉴스]

    한국전력의 사채 발행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려준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되면 사채 잔액이 법정 한도를 약 19조 2천억 원 초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력망 확충에 필요한 투자 수요까지 늘면서 한전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4일 한전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확대한 특례는 내년 말 종료됩니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는 한도가 다시 2배로 줄어듭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한전의 적자가 쌓이자, 한전법을 개정해 사채 발행 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 동결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한전의 사채 발행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71조 5천억 원에 이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전의 '2026∼2030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토대로 내년 말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를 28조 4,177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여기에 2배 기준을 적용한 사채 발행 한도는 56조 8,354억 원입니다.

    반면 같은 시점의 사채 잔액은 76조 489억 원으로 전망돼, 한도를 19조 2,135억 원 웃돌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초과분을 줄이려면 사채를 상환하거나 이익을 쌓아 자본을 확충해야 하지만,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초 시작된 중동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한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 6,9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4분기 영업이익은 823억 원으로 95.78% 줄고, 당기순손익은 4,930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이자 비용 등의 부담으로 최종 손익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지역별 차등요금제도 변수입니다. 수도권 외 일부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내려가면 한전의 전력판매 수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추가 자금 확보 시도도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 치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25조 원을 미리 납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두 기업이 거절하면서 무산됐습니다.

    반면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전력망 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습니다.

    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른 2038년까지 투자액은 72조 8천억 원으로, 2년 전 계획보다 16조 3천억 원 늘었습니다.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반영하면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국감 답변하는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연합뉴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계속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사채 발행 한도 축소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 예상되는 한전채 가운데 19조 2천억 원 규모를 상환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자본을 확충할 방안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사채 발행 한도 정상화를 유예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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