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야몽은 "지리산 바람이 지나고, 별빛 아래 차 한 잔"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덕제스님의 '차의 세계'에 이어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신작 '찌니주의보'를 펴낸 정지아 작가가 고향 구례를 찾아 삶과 문학,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정 작가는 강연에서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찌니주의보의 뿌리에는 모두 구례와 구례 사람들의 삶이 자리하고 있다"며 "관계를 잘 맺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작가는 이어 서울 생활을 접고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구례로 내려온 뒤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학벌과 직업, 사회적 성공과 외형적 조건을 중심으로 사람을 바라보던 삶에서 벗어나, 구례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사람마다 저마다의 쓸모와 역할이 있으며 삶의 가치는 서열로 매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달라진 시선을 전했습니다.
정 작가는 "호박 하나, 깻잎 한 장, 장아찌 한 통을 이웃과 나누는 작은 일상이 쌓여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진다"며 평범하게 살아낸 한 사람의 생애 자체가 지닌 가치를 역설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 작가와의 만남에 앞서 대금(이소정)과 가야금(장하연)이 어우러진 구례향제 줄풍류 식전 공연도 펼쳐졌습니다.
화엄사 주지 우석스님은 "화엄이란 서로 다른 존재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세상을 이루는 가르침"이라며 "한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가족과 이웃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 또한 자비이자 화엄의 정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기홍 화엄사 홍보기획위원장은 "화야몽은 불교가 종교의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문학과 예술, 인문정신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라며 "단순한 행사 개최를 넘어 체류하며 사유할 수 있는 산사형 인문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엄사는 화야몽을 통해 천년고찰의 밤이라는 공간적 자산에 차와 전통음악, 문학과 사유를 결합하며 기존 사찰 문화행사와 차별화된 소규모 프리미엄 야간 인문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화엄사는 야간 프로그램인 화야몽에 이어 다음날 연기암 '어머니의 길' 걷기와 지리산 산나물 식문화 체험 등을 연계해 화엄사를 중심으로 한 1박 2일 또는 2박 3일 체류형 인문 여행 프로그램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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