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의 연고지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단위의 순환인사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하자, 경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1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 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에는 순환인사제 도입을 비롯해 경찰 인사 제도를 쇄신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번 대책은 이른바 '장윤기 사건'의 수사 은폐 의혹 배경에, 같은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경찰들끼리 편의를 봐주는 토착 비리(향찰 유착)가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순환인사제 방안이 발표되자마자, 경찰 조직 내에서는 전문성 저하와 주거 부담 등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단 하나의 사건을 이유로 13만 경찰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규정하고 조직 전반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의로운 개혁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직협은 이어 "연고지 유착을 이유로 전국적인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며, "부패는 인사제도 하나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 치안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경찰관과 가족들의 삶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경찰 게시판에도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사비와 자녀 전학, 주거비는 어떡하느냐", "연고지 근무가 경찰의 몇 안 되는 장점이었는데 조직에 남을 이유가 없다"며 반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이와 함께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데 퇴직을 앞둔 경감들은 명예퇴직을 고민할 것"이라며 심각한 인력 유출을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은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나온 것인데, 이를 전체 경찰 조직의 문제로 일반화해 모든 경찰관에게 동일한 인사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 공무원 6급 상당인 경감 등 일선 실무 간부에게, 검사와 같은 수준의 전국 단위 순환인사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감은 경찰 조직의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계급으로 상당수가 가정을 꾸린 연령대"라며 "실무를 책임지는 계급까지 광범위하게 순환시키면 개인 부담은 물론 치안 공백과 전문성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대책은 가장 쉽고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지역 실정을 잘 알아야 범죄 예방과 수사, 정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갑자기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게 되면 치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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