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벗겨낸 할아버지 간첩 누명…45년 만에 재심 무죄

    작성 : 2026-04-08 10:38:37
    ▲ 자료이미지

    1980년대 간첩 누명으로 실형을 살았던 피해자가 4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형사4-1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고 박기홍 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다시 조사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일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씨는 1978년 6월부터 1981년 1월까지 여러 차례 주변 지인들에게 북한 관련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돼 1981년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수사기관은 박 씨가 "통일이 되려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북한은 실력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무상교육을 받는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일본 유학 경험이 있던 박 씨가 일본 방송에서 접한 내용을 주변에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박 씨는 1981년 1월 경찰에 체포된 뒤 국가안전기획부로 넘겨졌고, 연행 직후 한 달 동안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 등 불법 수사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재심은 손녀의 노력으로 다시 열렸습니다.

    손녀는 제주 지역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받는 모습을 보고, 지난 2023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6월 강압 수사와 인권 침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재심을 권고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45년 만에 무죄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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