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윳값 32% 뛸 때 한국은 8%...'최고가격제 버티기' 언제까지

    작성 : 2026-04-08 07:30:01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유럽의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30% 넘게 급등한 반면 한국은 8% 안팎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꺼내 들며 가격 억제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8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과 정유업계에 따르면 OECD 회원국 가운데 주간 판매가격이 공개되는 유럽 20개국의 3월 넷째 주 자동차용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3,538.7원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 첫째 주 2,685.99원과 비교하면 31.75% 오른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한국의 경유 가격은 리터당 1,680.4원에서 1,815.8원으로 8.0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유럽 평균 가격은 한국의 거의 두 배 수준이었고, 상승률도 약 4배 더 가팔랐습니다.

    고급 휘발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3월 넷째 주 유럽 19개국의 고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3,225.67원으로, 한국 평균 2,112원의 1.5배를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유럽은 17.09% 올랐고 한국은 7.06% 상승해 격차가 뚜렷했습니다.

    한국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배경에는 정부의 강한 시장 개입이 꼽힙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고, 시행 1주일 만에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전주보다 72.3원 내리는 등 단기 안정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2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뒤에는 서울 평균 휘발윳값이 1,900원을 넘는 등 다시 반등세가 나타났습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정유사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격 억제에 나섰고, 체코는 8일부터 주유소 마진 상한과 경유 세금 인하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가격 억제책이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원유 수급과 공장 운영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누르더라도 장기전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석유 최고가격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제한적 활용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지고 시장 물량이 축소되는 등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유류세 인하, 취약계층 직접 지원,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최고가격제 시행과 정유사의 내수 공급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가격 상승 폭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내수 소비를 아끼고 공급선을 추가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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