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엉뚱한 판례 짜깁기해 불송치…"독립 검증 장치 필요"[뉴스인사이드]

    작성 : 2026-10-31 09:30:01
    불송치 근거가 엉뚱한 판례…"경찰 수사 늘면 부실 막을 장치도"
    공소청 출범 후 경찰 수사 사건 ↑…인력 늘렸지만 시간 필요
    ▲KBC '뉴스인사이드'에 출연한 강서준 변호사

    장성경찰서가 고소 건을 불송치하면서 전혀 관련 없는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부실 수사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법률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강서준 변호사는 30일 KBC '뉴스인사이드'에 출연해 공소청 출범 이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 수사와 관련, 부실 수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장성경찰서는 지난 3월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접수된 고소 건을 불송치하면서 원래 사건과 관련 없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서에 대법원 판례와 해당 판례의 사건번호를 기재했습니다. 그런데, 사건번호는 대법원 판례 조회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KBC 취재 결과 해당 사건번호는 각각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 없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과 '증권거래법 위반 및 사기' 사건으로 법원에 별도로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상고 기각 사건이었습니다.

    장성경찰서는 담당 경찰이 원래 입력하려던 사건번호 대신 다른 사건번호를 입력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판례 자체에 대해서는 여러 판례를 참고해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었을 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원래 입력하려던 사건번호가 무엇이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을 살펴본 검찰은 경찰이 기재한 사건번호가 조회되지 않고, 판례 역시 그대로 인용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당 오류가 불송치라는 결과를 뒤집을 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기에 불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AI 사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장성경찰서 측은 'AI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강 변호사는 "법에서 불송치 결정서를 쓰게 만든 이유는 그 결정에 대해서 (고소인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건데, 판례가 잘못 인용되는 경우에는 고소인 입장에서 상당히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소청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사건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부실 수사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수사 결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잘못된 결과를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일선 경찰서에서는 공소청 출범으로 과거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의 이관을 대비해 수사 인력 증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증원 인력의 상당수가 수사 경력이 없거나 부족한 저연차 경찰들로 채워져 이들의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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