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30년 숙원 차려놓은 밥상 차버리나...목포대·순천대 '밥그릇 싸움'의 경고

    작성 : 2026-07-29 21:21:34

    지금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됐지만, 통합전까지 전남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의료 음지였습니다.

    응급실을 찾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치료 가능한 질환에도 목숨을 잃는 지역민의 서러움은 30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정부가 2030년 지역 의대 신설을 목표로 물꼬를 터주면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판이 깔리자 판을 깨뜨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지역의 두 국립대학, 목포대와 순천대입니다.

    최근 양 대학은 의대 본부와 대학병원, 대학본부의 위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또다시 결렬되었습니다.

    동부권과 서부권의 정치적 이해관계,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단 하나의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거시적 대의는 온데간데없고, '어느 지역이 주도권을 쥐느냐'는 소모적인 주도권 다툼과 밥그릇 싸움만 무성합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전남의 실상은 상상 이상으로 참담합니다.

    전남의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1.75명으로, 서울 3.47명의 절반 수준이고, 바로 옆 광주 2.62명에도 한참 못미칩니다.

    중증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타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는 비율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인구수가 적은 강원도조차 4개의 의과대학을 보유하며 지역 의료 망을 촘촘히 구축했습니다//

    경북과 경남·충북 등 타 지자체들은 정부의 의료 개혁 기조에 발맞추어 의대 정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반면 전남은 차려진 밥상 앞에서도 '네 몫이 크냐, 내 몫이 크냐'를 따지며 스스로 복을 발로 차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공모 시한과 정책 결정 타이밍이 임박했음에도 목포대와 순천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전남 의대 신설 안건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타 지자체로 기회가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양 대학과 지역 정치권은 여전히 동서 갈등을 부추기며 지역 이기주의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 통합이나 공모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질수록 그 피해는 온전히 통합시민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지역민들이 원한 것은 '목포의 의대'도, '순천의 의대'도 아닙니다.

    내 가족이 아플 때 안심하고 찾아갈 수 있는 '전남지역의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입니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금이라도 협상 결렬의 엄중한 책임감을 깨달아야 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행태를 당장 거두지 않는다면, 전남의 30년 숙원을 좌초시키고 전남지역에 사는 특별시민의 생명권을 방치한 역사적 죄인이라는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KBC 백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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