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오랜 세월 산업화의 변방이었습니다. 과거 중공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가 영남권과 수도권에 집중되는 사이, 호남은 '농도 전남', '소비도시 광주'라는 꼬리표를 단 채 머물러야 했습니다.
일자리가 없는 지역 청년들은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남은 전력의 최대 생산지이면서도, 정작 그 전력을 수도권에 대주는 공급처 역할에 그쳤습니다.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 법안이 통과되고, 풍부한 토지와 자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소화할 산업이 없어 늘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은 호남의 유휴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하지만 발표와 동시에 정치권의 공격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당 전당대회용 선거 전략이라거나, 정부가 대기업의 손목을 비틀어 짜낸 억지 투자라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정치적 셈법이나 압박만으로 수백조 원의 민간 투자가 움직인다는 식의 폄훼입니다.
정작 비판론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수도권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지금 수도권은 토지와 인력이 포화 상태이고, 반도체 공장에 필수적인 용수와 전력은 더 이상 끌어 쓸 수조차 없는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치솟는 주거 비용과 출퇴근 시간 등은 막대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결국 호남 반도체 투자는 수도권 과밀을 해소할 균형발전의 열쇠이자, 입지 한계로 해외 이전을 고민하는 우리 기업들을 붙잡아 둘 유일한 대안입니다.
국토균형발전은 특정 지역의 이익만을 위해 이뤄질 수 없습니다. 타 지역의 산업을 빼앗아 오는 제로섬 게임도 아닙니다.
새만금 신산업을 전남이 환영하고, 부산의 금융 중심지 도약을 광주가 응원했듯 이제는 상생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 투자 역시 누구의 파이를 뺏는 싸움이 아닌,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대한민국 전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입니다.
정쟁과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모두가 박수를 보내야 할 이유입니다.
데스크칼럼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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