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유난히 따뜻한 겨울 탓에 마늘엔 싹이 나고, 봄엔 갑자기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냉해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같은 이상 기후 탓에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 기자 】
감나무 꽃과 나뭇잎이 시들어 있습니다.
새싹이 움틀 시기인 지난 4월 갑작스럽게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꽃눈이 얼어붙은 겁니다.
▶ 인터뷰 : 민정술 / 영암군 금정면
- "작년엔 봄 동상이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수확량이 제대로 나왔어요. 올해 같은 경우는 완전히 끝났어요. 더 이상 수확하려고 생각도 못 하고."
꽃이 핀 뒤 열매가 맺혀도 문제입니다.
500원짜리 동전만큼 밖에 자라지 못하거나 배꼽이 거뭇거뭇해져 헐값에 팔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20년 차 농부는 올해 이 과수원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 인터뷰 : 노봉주 / 나주 저온피해대책위원회
- "냉해 피해 보상 비율을 1년 사이에 20-30%씩 내려버리면 농민들은 도저히 정책보험 성격이 강한 농작물재해보험을 믿고 갈 수 없어요"
전남에서 냉해 피해를 입은 작물은 매실과 복숭아, 고구마 등 만 1,640여 농가, 8,237ha(헥타르).
과수농가뿐아니라 아카시아꽃이 제대로 피질 않아 벌들이 꿀을 모으지 않으면서 양봉농가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봄이 추워서 문제라면 겨울은 따뜻해서 문제입니다.
지난 겨울 평년 기온을 2-3도나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마늘에 싹이 나버린 겁니다.
현재까지 고흥과 해남, 신안 등 마늘 농가의 3-40%가 '벌마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국농민회는 매년 기상이변은 늘고 있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내일 3일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kbc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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