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믿어주세요!"…14층 아파트에 매달린 남성 구한 '뜻밖의 인물' [살맛나는 세상]

    작성 : 2026-10-30 15:00:01
    ▲아파트 14층 높이에서 추락 위기에 놓인 작업자와 작업자를 구조 중인 몽골인 노동자 잔단바트 [연합뉴스 유튜브]

    아파트 14층 높이에서 추락 위기에 놓인 작업자를 맨손으로 구조한 몽골인 노동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한국에 온 지 7년 된 이 노동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서 서툰 한국어로 "저를 믿어주세요"라며 끝까지 작업자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4일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외벽 작업을 하던 남성 A씨의 안전띠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A씨는 14층 높이의 아파트 외벽에 매달린 채 추락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당시 맞은편 아파트에서 이삿짐을 나르던 몽골 출신 노동자 바트바야르 잔단바트 씨는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개를 돌린 그는 외벽에 매달려 있는 A씨를 발견했고, 곧바로 하던 일을 멈춘 채 구조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달려갔습니다.

    잔단바트 씨는 A씨가 매달린 아파트의 해당 세대로 올라가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거듭 도움을 청한 끝에 한 주민이 문을 열어줬고 잔단바트 씨는 곧장 베란다로 향했습니다.

    그는 난간 밖으로 손을 뻗어 A씨를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구조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A씨의 왼손이 에어컨 실외기에 걸려 있었고, 극심한 공포에 손에 힘마저 빠진 상태였습니다.

    잔단바트 씨는 "그분의 왼손이 실외기에 걸려서 잡을 수가 없었다"며 "그 사람도 진짜 무서워해서 손에 힘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성인 남성의 무게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잔단바트 씨는 A씨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겁에 질린 A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서툰 한국어로 계속 말을 건넸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내가 잡아서 올려줄게요."

    잔단바트 씨는 이 말을 반복하며 힘을 내라고 격려했고, 끝내 A씨를 베란다 안쪽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파트 14층 높이에서 추락 위기에 놓인 작업자를 구조한 몽골인 노동자 잔단바트 [연합뉴스 유튜브]

    그는 "제가 빨리 도와주지 않으면 그분이 정말 떨어질 것 같았다"며 긴박했던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사고 약 일주일 뒤 두 사람은 다시 만났습니다. 구조된 A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잔단바트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연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 가까이 지난 최근 한 제보자가 당시 구조 상황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 온 지 7년 된 잔단바트 씨는 현재 이삿짐센터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삿짐센터 대표는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119에 신고하고 말 텐데 작업하다 맞은편에 사람이 매달린 걸 보고 쫓아가서 구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잔단바트 씨는 팀장으로 일하면서 같이 일하는 외국인, 한국인과 잘 어울린다"며 "성실하고 친절하고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전했습니다.

    잔단바트 씨는 다시 같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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