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일베금지법' 제동…"과잉 제한 우려에 재검토 필요"

    작성 : 2026-10-04 08:35:34
    ▲국가인권위원회[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른바 '일베금지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습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이런 의견을 표명하기로 지난 1일 의결했습니다.

    지난 6월 발의된 해당 개정안은 국가적·사회적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모욕·조롱·비하 등의 표현을 불법 정보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연합뉴스]

    조롱·혐오 정보를 반복 게재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추가됐으며, 이를 방치한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삭제,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담겼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법안이 규제 대상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어 과잉 차단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조롱·혐오 정보를 불법 정보 유형으로 신설하고, 이를 이유로 이용자를 형사 처벌하거나 플랫폼을 제재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미디어심의위원회 역시 해당 법안에 대해 "'조롱·혐오' 개념은 명확한 판단의 근거가 없어 규제 대상을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게재자에 대한 처벌 및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위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검토 의견을 밝혔습니다.

    해당 법안 발의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당시 불거진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조롱 논란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일부 방문객이 일베 티셔츠를 입고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고인을 조롱하는 손가락 모양을 취한 채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일베' 의미하는 손가락 포즈 취하고 사진 찍는 방문객[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사건의 피해자·유가족을 희화화하는 표현 역시 끊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에 인권위는 '재검토'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국가 폭력이나 사회적 참사 등을 겪은 당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조롱·혐오 표현은 별도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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