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온도를 높여주는 보양 작업이 부실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사고가 난 201동에 열풍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고체 연료도 1단지의 절반만 썼단 작업자들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경찰도 부실 보양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 기자 】
주저앉은 콘크리트 위로 깡통이 드문드문 매달려 있습니다.
겨울철 콘크리트를 양생할 때 온도를 높이는 고체연료를 담은 통입니다.
화정 아이파크 타워크레인 기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열풍기 없이 고체연료만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작업자는 붕괴 사고가 난 201동에 상대적으로 적은 고체 연료가 사용됐다고 증언했습니다.
1개 층을 양생하기 위해 1단지에선 80여 개, 2단지에선 40여 개의 고체연료 통을 매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재 비용을 아끼기 위해 보양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의심됩니다.
▶ 인터뷰 : 안형준 /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 "겨울에는 타설 된 콘크리트를 비닐막으로 막고 온풍기를 틀어서 10도에서 20도를 유지해 줘야지 제대로 양생을 하는 거고요"
붕괴 사고가 난 2단지에서 작업을 빨리 하란 압박이 유독 심했고, 이로 인해 하청업체 현장소장들이 자주 변경됐단 주장도 나왔습니다.
현재 경찰에 입건된 2단지 하청업체 소장은 일한지 약 한달 밖에 안됐고, 수개월 동안 소장 자리가 공석인 적도 있습니다.
▶ 싱크 : 화정아이파크 공사 인부
- "(1단지, 2단지 소장을) 서로 경쟁 시키고 빨리빨리 해달라고 많이 했어요. 한두 달 정도 차이 나나 그때 그렇게 들었는데 그냥 하다가 같이 돼버렸어요."
이에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고체 연료 사용량에 대해 알려줄 수 없고, 시공은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동바리 조기 철거에 부실 보양 의혹까지, 아파트 붕괴 사고가 총체적 인재였단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kbc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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