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산책로가 파크골프장으로..피해는 주민에 전가

    작성 : 2021-08-03 19:23:09

    【 앵커멘트 】
    야구공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과 깃발, 코스 번호까지.

     

    누가 봐도 파크 골프장인 이곳은 원래 산책로입니다.

    광주시 파크골프협회가 불법 조성했는데,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은 원상 복구해 달라는 요청만 하다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기동탐사부 고우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150여 명이 찾는 광주의 한 파크골프장입니다.

    하루에 1,000원만 내면 돼 어르신들이 주로 찾고 있습니다.

    ▶ 싱크 : 파크골프장 이용자
    - "노인들이 하기엔 딱 좋은 운동이거든요. 멀리 사는데 버스 타고 이거 치러 와요"

    그런데 이 골프장,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골프장'입니다.

    광주시파크골프협회가 한차례 원상 복구했다가 3년 전 또다시 골프 코스로 만든 겁니다.

    협회는 2,000여 명에 달하는 동호인에 비해 골프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운영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성 / 광주파크골프협회
    - "열악한 현실입니다. 회원들이 한 2,000명 되는데 날마다 이용할 구장이 없어서 인근에 있는 담양, 함평, 영광으로 원정 운동을 다니고 계십니다."

    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 북구청은 골프장의 합법화를 요청했지만 광주시가 거부했습니다.

    공원 내 시설 설치율이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북구청은 이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방치하다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서야 강제 철거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 인터뷰 : 나정곤 / 광주 북구청 공원녹지과장
    - "시청이나 구청이나 업무 소관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저희 구청 업무는 불법에 대한 단속입니다. 현재 허가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단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

    불법 파크골프장 설치 탓에 주민들은 수년째 강변 산책로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 싱크 : 시민의 숲 이용자
    - "파크골프장 한 홀이 100m 이상 되기 때문에 좋은 산책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산책길로 못 가고"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됐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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