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야구공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과 깃발, 코스 번호까지.
누가 봐도 파크 골프장인 이곳은 원래 산책로입니다.
광주시 파크골프협회가 불법 조성했는데,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동탐사부 고우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150여 명이 찾는 광주의 한 파크골프장입니다.
하루에 1,000원만 내면 돼 어르신들이 주로 찾고 있습니다.
▶ 싱크 : 파크골프장 이용자
- "노인들이 하기엔 딱 좋은 운동이거든요. 멀리 사는데 버스 타고 이거 치러 와요"
그런데 이 골프장,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골프장'입니다.
광주시파크골프협회가 한차례 원상 복구했다가 3년 전 또다시 골프 코스로 만든 겁니다.
협회는 2,000여 명에 달하는 동호인에 비해 골프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운영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성 / 광주파크골프협회
- "열악한 현실입니다. 회원들이 한 2,000명 되는데 날마다 이용할 구장이 없어서 인근에 있는 담양, 함평, 영광으로 원정 운동을 다니고 계십니다."
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 북구청은 골프장의 합법화를 요청했지만 광주시가 거부했습니다.
공원 내 시설 설치율이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북구청은 이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방치하다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서야 강제 철거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 인터뷰 : 나정곤 / 광주 북구청 공원녹지과장
- "시청이나 구청이나 업무 소관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저희 구청 업무는 불법에 대한 단속입니다. 현재 허가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단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
불법 파크골프장 설치 탓에 주민들은 수년째 강변 산책로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 싱크 : 시민의 숲 이용자
- "파크골프장 한 홀이 100m 이상 되기 때문에 좋은 산책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산책길로 못 가고"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됐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고우리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