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코끝 스치는 '흙 냄새'… 국내 연구진, 향수에 담을 길 열었다

    작성 : 2026-09-14 13:36:22 수정 : 2026-09-14 13:59:47
    빛과 이산화탄소 이용한 2-메틸이소보르네올 생산·배양기술 특허 등록
    ▲ 전임연구원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목포시 고하도 토양에서 발굴한 남조류를 이용해 비 냄새 또는 흙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인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국내 특허 등록했습니다.

    2-메틸이소보르네올은 비가 내린 뒤 느껴지는 흙냄새와 유사한 냄새를 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인체 유해성은 낮지만,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감지되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는 물의 맛과 냄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질관리 대상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2022년부터 섬 지역에 서식하는 토양 남조류를 발굴하고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토양 남조류 라이브러리 구축'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스톡 속 남조류가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고, 해당 균주의 안정적인 배양과 대량 생산 조건을 확립했습니다.

    특히 연구진이 발굴한 균주는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남조류로, 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이용하는 광독립영양 조건에서 2-메틸이소보르네올 생산량이 62.1㎍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독립-혼합 생장 조건에서 2-메틸이소보르네올의 최대 일일 생산량은 바이오매스 1g당 3.37㎍으로 단일 생장 조건보다 생산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석유계 원료에 의존하는 기존 향기물질 생산방식을 보완하고, 천연 유래 향기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물소재로서의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이번 특허는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단순히 수돗물의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관리 대상 물질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자연의 흙냄새를 구현하는 향수와 방향 제품, 감성 향기 소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물산업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이환휘 기후환경생물부장은 "이번 특허 등록은 섬 지역의 미생물자원에서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과"라며 "국내 섬·연안 생물자원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생물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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