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나주에 있는 고구려대학이 상당수 교수들에게 7개월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재정난 때문인데요, 행정소송 비용을 교수들에게 요구하고 임금체불 고발취하서까지 강요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부실한 운영과 학생 수 감소에 이어 정부 지원까지 끊기면서 어려움이 커지는 등 지역대학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995년에 개교한 고구려대,
교수들에게 7개월째 임금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 교수는 대출금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 싱크 : A교수
- "돈을 못 갖다주는데 집안 생활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아무리 마이너스 통장이나,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정상적인 가정 행태가 안되잖아요."
또다른 교수는 임금체불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3월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측은 밀린 월급을 줄 돈이 없다며 퇴직조차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 싱크 : B교수
- "평생 직장으로 살아온 데서 교수로서, 선생으로서 자존감이 많이 상하는 일이었죠. 그런 것들로 인해서 정신적인 고통이 컸죠. "
현재 임금 체불로 고통받는 고구려대 교수는 60여 명.
체불액은 약 2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학교는 지금껏 국가 장학금이 들어오면 밀린 임금을 정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턴 국가장학금마저 끊길 예정이어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신윤길 / 고구려대 부총장
- "전문대학에서는 아포스티유라고 내년부터 받아요. 그 전까지는 본인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만 내면 됐어요. (그걸 안 받았다는 교육부 지적에 대해 행정소송 중인데) 곧 승소를 할겁니다 저희가."
대학 측은 교육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 비용을 내라고 교수들에게 요구했고, 임금체불 고소 취하서까지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 싱크 : A교수
- "돈이 없으니까 교수들이 돈을 내라. 참여하는 분들에 대해서 급여를 백만원씩 내라고 했는데 교수 길들이기잖아요. "
부실한 운영이 이어지면서 지난 2013년부터 두 해만 제외하고 해마다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CG. 또, 지난 2016년 950명이었던 신입생 수는 지난해 862명까지 줄었고, 충원율은 92%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중도탈락률도 매년 15% 안팎을 기록해 재정난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임금체불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대학 측은 한달치 월급을 지급했고 체불 임금 해소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신윤길 / 고구려대 부총장
- "추석이 내일 모레인데 추석때 돈 하나 없이 보내긴 그렇잖아요. 어떻게든지 마련해보려고 했더니 다행히 추석 전에 국가장학금이 나온다고 하니 추석 전에는 해결될 것 같아요. "
심각한 재정난이 임금 체불로 이어진 고구려대,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린 지역대학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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