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실수 아닌 기업 책임"...'228명 사망' 에어프랑스 추락사고 17년 만에 유죄

    작성 : 2026-05-22 07:30:02
    ▲ 2009년 6월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여객기의 꼬리 부분을 인양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0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던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업체가 17년 만에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파리 고등법원은 21일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던 1심을 깨고 두 업체의 책임을 인정해 법정 최고형인 22만 5천 유로, 우리 돈 약 3억 9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벌금 액수 자체보다 조종사 개인의 실수를 넘어 기업의 시스템적 방치가 대형 참사를 낳았다는 점을 사법부가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서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여객기는 2009년 6월 1일 대서양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습니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의 조사 결과 당시 기상 악화로 외부 속도 계측 장치가 얼어붙으면서 자동조종 모드가 해제됐고, 당황한 조종사들이 미숙하게 대처하면서 추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에어버스는 조종사의 미숙함을 탓하고 에어프랑스는 조종실 내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과실치사 혐의를 부인해 왔습니다.

    지난 2023년 4월 1심 법원은 두 업체의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추락 사고로 곧장 이어졌다는 확실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기업 봐주기라는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검찰은 추가 사법 판단을 받기 위해 항소했고, 고등법원은 3년 만에 원심을 뒤집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희생자 협회장 다니엘 라미 씨는 법정 밖에서 "정의가 실현됐다"며 눈물의 환영 인사를 전했습니다.

    반면 과실치사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에어버스 측은 고등법원의 유죄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가족 측은 "이 절차를 계속하는 데는 인간적, 도덕적, 법적 정당성이 전혀 없다"며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 측에 더 이상 재판을 끌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기업의 제조물 책임과 안전 관리 소홀을 엄격하게 물은 기념비적인 판례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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