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딸에 "항상 약자 편에 서라" 가르친 50대 아버지, 3명 살리고 하늘로

    작성 : 2026-06-16 14:54:07 수정 : 2026-06-16 15:37:00
    ▲ 아버지와 딸 [연합뉴스]

    군인인 딸에게 항상 약자 편에 설 것을 가르쳐온 50대 남성이 장기를 기증해 3명을 살리고 삶을 마감했습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53살 김용섭 씨가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습니다.

    김 씨는 같은 달 20일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갑자기 흉통 등을 호소하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이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해 뇌사 상태가 된 김 씨를 대신해 가족들이 장기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김 씨의 외동딸 재경 씨는 "아버지는 평소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며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어 하셨던 분"이라며 "아버지의 마지막 희생으로 누군가가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면 아버지께서도 분명 기증을 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김 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며 여느 가장처럼 성실히 살아왔다고 합니다.

    옳지 않은 일에는 소신 있게 목소리를 냈고, 힘이 없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베푼 사람이었습니다.

    ▲ 딸 재경 씨가 아버지께 쓴 편지 [연합뉴스]

    딸의 친구들조차 '아빠'라고 부를 만큼 다정한 어른이었고, 딸에게는 연애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버지였습니다.

    김 씨는 한때 경찰이 되기를 꿈꿨지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그 뜻을 접어야 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딸 재경 씨는 자연스럽게 제복을 입고 나라를 지키는 일을 선택했습니다.

    재경 씨는 현재 9년 차 직업 군인으로, 육군 제2군단 군사경찰단 중사로 복무 중입니다.

    평소 딸을 '내 분신'이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던 김 씨는 제복을 입은 딸에게 "약한 사람, 힘이 없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군복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행동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재경 씨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해 쓴 편지에서 "항상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신 아빠가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멋있는 우리 아빠가 제 아빠라서 저는 너무 좋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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