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지원 조건에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렵게 정책에 참여하고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연 청년정책은 청년들이 실제로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품고 있던 지난 9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년 130명이 참여한 '청년 주도 정책 설계 워크숍'에 참석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청년들은 저마다의 경험과 고민을 꺼내놓기 시작했고, 이야기는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느낀 문제를 공유하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했다.
같은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처한 상황도, 필요한 지원도 서로 달랐다. 실효성 있는 청년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청년의 경험과 목소리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2주 뒤에는 청년들과 청년카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정작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청년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 청년들에게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의도와 정책을 이용하는 청년의 현실 사이에 간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10월에는 광주청년일자리스테이션 동명에서 열린 '월간 스테이션 동명-청년도전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청년도전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 7명이 사업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지만, 희망하는 취업 분야에 따라 프로그램을 더욱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른 청년정책으로 이어졌다. 누군가에게는 취업 지원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거와 생활 안정이 더 절실했다.
세 번의 자리를 거치며 한 가지 생각이 분명해졌다. 청년정책은 청년을 하나의 집단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서로 다른 삶의 조건과 필요를 세심하게 살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워크숍과 간담회에서 나온 제안이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청년들이 확인하기 어렵다면, 참여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의견을 들었느냐가 아니라, 그 의견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느냐다.
이런 점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추진하는 청년정책관 신설은 주목할 만하다.
특별시는 5급 상당의 청년정책관 2명을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선발해 청년들이 제안한 일자리와 주거, 교육, 창업 등의 정책을 실무 부서와 협의하고 실제 사업과 예산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청년이 정책의 수혜자를 넘어 결정 과정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이나, 새로운 직책을 만드는 것만으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청년정책관에게 실질적인 역할과 권한이 주어지는지, 다양한 청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그들의 제안이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청년의 참여 역시 일회성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양한 청년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꾸준히 마련돼야 하고, 그 자리에서 나온 제안이 어떻게 검토되고 반영됐는지도 공유돼야 한다.
정책을 알리는 일 또한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작 필요한 청년이 알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청년정책은 청년을 위해 만들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다시 청년의 삶에서 변화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의 출발점이라면, 그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청년의 삶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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