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 EU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란전쟁 비협조'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다음 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과 EU가 지난해 7월 27일 타결한 무역협상 이전 수준, 기본관세 포함 27.5%로 승용차와 트럭 관세를 복원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당시 합의는 EU가 7천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와 군사장비를 구매하고, 6천억 달러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는 대신, 미국은 EU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자동차 등에 부과한 품목별 관세도 15%로 일괄 인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우리가 완전히 합의한 무역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조치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갈등 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관세 인상에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에 대한 불만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의 주요 유럽 회원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 등을 "기억하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유럽에서 영향력이 큰 독일을 향해서는 주독미군 감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날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이란전에 비협조적이거나 비판적인 유럽 국가에 주둔한 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유럽에 제공하고 있는 안보 우산과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즉 관세를 '무기'로 삼아 유럽 동맹국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셈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파병을 요청했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주목됩니다.
한국과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는 동참하되,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상 불응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이란 전쟁에서 동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낼 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안보상 기여를 여러 차례 거론해왔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전쟁 수행에 유럽 일부 국가들처럼 드러내놓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지 않은 국가들의 범주에 넣고 있는 이상, 안보·무역상 보복 조치의 사정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일과 관련해 유럽만큼 갈등이 고조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만큼, 외교·통상 라인을 중심으로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무역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자동차 등의 품목관세와 기타 상호관세를 25%로 복원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어 긴장을 늦추기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측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을 둘러싼 논란이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불거지면서, 한미 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미국 싱크탱크 등에서 제기되기도 합니다.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한국은 해외 파병에 헌법상 제약이 없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일본은 첫 대미 투자처를 발표하는 등 한국보다 대미 무역합의 이행 면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이 아닌 동맹국들 가운데 다음 타깃으로 한국을 겨냥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다만 대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핵심 국정 과제에서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을 과도하게 압박하거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국 지렛대를 유지하는 측면에서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측도 인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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