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성 의협 부회장이 현지서 전한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의 비극

    작성 : 2026-07-09 09:20:54
    초강력 지진으로 사망 1만 명, 실종 5만 명
    모든 도시기능 완전 마비...극심한 트라우마
    혼자서 의약품·성금 마련해 지진 현장으로
    "의료·구호인력 부족...신속한 인도적 지원을"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무덤으로 변해버린 곳, 베네수엘라 북부의 해안 도시 라과이라입니다.

    지진이 강타한 지 수일이 지났지만, 현장의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39초 뒤 규모 7.5의 초강력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강진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라과이라 현지 모습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연쇄적으로 몰아친 전대미문의 강진으로 라과이라와 수도 카라카스 일대에 피해가 집중됐으며, 외신들은 사망자와 이재민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고 타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막대한 타격을 입은 라과이라에서는 이미 1만 명 이상이 숨지고 5만 명 넘는 주민들이 실종된 것으로 베네수엘라 의사회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규모 7.5와 7.2의 강력한 지진이 동시에 강타하면서, 도시의 모든 기능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입니다.

    이곳은 27년 전에도 대지진과 홍수가 겹치면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아픔이 있는 지역입니다.

    ▲다시 무너지 이재민 아파트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당시 정부가 피해 주민들을 위해 지어줬던 임대 아파트 단지마저 이번 지진으로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또다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처는 원망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가 초기 구조 작업부터 피해 복구에 이르기까지 전혀 적극적이지 않다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답지하고 있는 구호 기금과 지원 물품 역시 관료주의와 행정 공백에 가로막혀 정작 손길이 절실한 피해 현장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남미 베네수엘라 지진피해 긴급구호 현장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이러한 절망의 땅에 대한민국 의료진이 홀로 발을 디뎠습니다.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전 세계적인 재난 소식을 접한 뒤, 혼자서 의약품과 성금을 마련해 지진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서정성 부회장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이스탄불까지 14시간을 비행한 뒤 5시간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이어 콜롬비아 보고타까지 다시 12시간을 날아간 뒤 무려 13시간 동안 공항에 발이 묶였습니다. 보고타에서 발렌시아까지 2시간을 더 비행한 뒤에도 육로를 통한 험난한 여정이 이어졌습니다.

    ▲남미 베네수엘라 지진피해 긴급구호 현장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발렌시아에서 카라카스까지 차로 2시간, 다시 카라카스에서 최악의 피해 지역인 라과이라까지 차로 1시간 반을 더 달린 끝에야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경유 대기 시간마저 길었던 고된 여정이었습니다.

    현재 라과이라 현지의 기온은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도심 곳곳에 50가구에서 200가구씩 모여 임시 텐트를 치고 간신히 비바람을 피하며 생활하는 중입니다.

    서정성 부회장은 푸에로토리코에서 온 의사회원들, 베네수엘라 의사회원들과 열악한 대피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준비해 간 구호 물품을 직접 전달했습니다.

    현재 현장의 작업은 생존자 구조 중심에서 구호와 복구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정리하고 도시를 복구하는 작업은 밤늦은 시간까지 쉴 새 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남미 베네수엘라 지진피해 긴급구호 현장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가장 큰 문제는 일손과 물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돌볼 의료 인력과 구호 인력은 절대적으로 모자란 상황입니다.

    환자들에게 당장 투약해야 할 기초적인 의약품은 물론이고, 생존자 연명을 위한 생필품조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현지인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슬픔에 잠겨있던 현지 주민들은 서 부회장의 의료 활동을 도우며 구호 작업에 적극적으로 일손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진이 앗아간 비극의 도시 라과이라는 지금 국제사회의 더 넓고 신속한 인도적 지원과 격려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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