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자의 관찰이 이끈 '빨강밀어' 미기록종 발견

    작성 : 2025-11-21 09:28:10
    ▲ 빨강밀어 [시민과학자 인스타그램]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시민과학자와 협력해 거제도와 가덕도 연안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빨강밀어를 확인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국내 하천 및 연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밀어속 물고기의 유전 다양성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시민들이 생물 관찰 사진을 공유하는 국제 플랫폼 iNaturalist에 올라온 사진에 주목했습니다.

    일반적인 밀어와 달리 눈앞에서 코끝까지 두꺼운 빨간 줄무늬가 있는 개체가 관찰돼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형태와 유전자를 분석했고, 이 물고기는 일본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빨강밀어(Rhinogobius brunneus)임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종의 가장 뚜렷한 특징인 두꺼운 빨간 줄무늬를 반영해, 국명 '빨강밀어'로 제안했습니다.

    'Rhinogobius brunneus'라는 학명은 184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처음 부여됐습니다.

    ▲ 한국의 망둥이과 밀어속의 밀어류 종류 [시민과학자 인스타그램]

    그러나 원래 표본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정확한 특징 파악이 어려웠고, 나가사키 지역에는 외형이 유사한 밀어 3종이 동시에 서식하고 있어 종 동정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지역의 밀어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R. brunneus'로 기록해 왔습니다.

    2011년 일본 연구진의 재검토 결과, 나가사키 지역 3종 중 'Rhinogobius sp. DA'로 불리던 종이 R. brunneus임이 밝혀졌습니다.

    나머지 2종 중 1종은 R. nagoyae라는 정식 학명을 부여받았으며, 1종은 현재까지 미기재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밀어속 물고기 여러 종을 구분하지 않고 'R. brunneus'로 불러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 학명은 빨강밀어에만 해당하며, 빨강밀어는 국내 남동부 일부 섬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빨강밀어의 확인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밀어속 어류의 분류학적 혼란을 해결하고, 한국 연안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본 연구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주도하고 국립생물자원관, 일본 연구진이 협력해 수행한 결과로, 시민들의 관찰 기록이 전문 연구기관의 과학적 분석과 만나 학술적 성과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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