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전 신안선 자단목 속 '중세 해양 물류의 비밀' 풀렸다

    작성 : 2026-09-14 16:56:27
    ▲「바다를 건넌 나무, 자단」 특별전 포스터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한국 수중발굴 5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바다를 건넌 나무, 자단」 특별전을 개막하며, 14세기 신안선에서 출수된 자단목(紫檀木)의 문자·표식에 대한 새로운 분석 성과를 일반에 공개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신안선 출수 자단목의 3차원 디지털(3D) 정밀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다양한 문자와 문양 자료를 정리해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숫자나 로마자 알파벳 등으로 여겨졌던 자단목의 일부 음각 표식을 원(元) 제국의 공식 문자인 '파스파 문자'로 새롭게 판독한 유물 6점을 비롯해, 천자문을 활용한 화물 관리 기호, 목간(木簡)과의 비교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선보입니다.

    특히 파스파 문자가 원 제국의 통치와 행정, 외교 등을 관장하던 집권층을 중심으로 사용됐던 만큼, 이번에 판독된 문자 역시 집권층의 권위를 상징하거나 화물의 공적 검수 및 관리를 위한 핵심 표식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와 함께 한자가 새겨진 자단목 약 160점 중 '천삼(天三)', '천육(天六)', '황오(黃五)', '주칠호(宙柒號)' 등에서 확인되는 '천(天)·황(黃)·주(宙)가 천자문의 첫머리글자와 대응하고 뒤이어 숫자나 '호(號)'가 결합한다는 점을 통해, 천자문을 화물의 분류 기호와 일련번호로 삼아 체계적으로 관리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신안선 출수 목간에서 확인된 'まこ三郎[마코사부로]', 'いや二らう[이야지로]' 등과 같이 일본 가나 문자로 표기된 인명과 서명 형태의 수결[화압(花押)]이 자단목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습니다.

    화물 묶음에 매단 꼬리표인 '목간'과 화물 본체에 직접 새긴 '자단목 표식'이 서로 짝을 이루어 화물 검수와 인수 과정에서 정보를 대조·확인하는 장치였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신안선의 최종 목적지인 일본 도후쿠지[東福寺] 등 현지 관계자가 선적과 유통에 깊이 관여했음을 밝혀낸 새로운 성과입니다.

    특별전 개막 이튿날인 16일에는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사회교육관에서 「신안선 자단목과 동아시아 해양교류」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6개의 주제 발표를 통해 자단목의 수종과 산지 분석, 유통·무역 구조, 표식 해석, 중세 일본 내 소비 양상과 모방 기법 등을 다각도로 논의하며 14세기 아시아 해상 교역사의 실태를 규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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