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한동훈, 조선일보 보도 인용 "조급한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사 해체...미군 철수 위험"

"저는 조급한 전시작전권 전환으로 인한 미군 철수의 위험이 있다고 작년부터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이 전작권 조기 전환 땐 한미연합사 해체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합니다."
한동훈 후보가 자기 페이스북에 28일 올린 글입니다.
한 후보는 '[단독] 美, 전작권 조기 전환 땐 한미연합사 해체 시사'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해당 글을 올렸습니다.
한 후보는 그러면서 "연합사 해체 리스크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 안규백 장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안 장관은 당장 그저께 '내일 전작권 회수돼도 큰 문제 없다'라고 했죠. 오늘의 자주파 환상을 위해 내일의 안보를 포기할 셈입니까?'라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을 향해 '안보를 포기할 셈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자주파냐 동맹파냐, 이짝이냐 저짝이냐. 전형적인 이분법 전제 위에서 하는 말입니다.
근데 전작권 회수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은 따져 물을 것도 없습니다.
◇ 이 대통령 "우리 국방비, 북한 GDP보다 많아...전작권 환수,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진행"

이 대통령은 앞서 26일, 국무회의 공개 모두 발언에서 "현재 우리 국방력은 세계 5위 수준이고 한 해 지출되는 국방비는 북한의 연간 GDP를 크게 앞선다"며 "한미동맹의 건강한 발전을 견인할 전시작전권 환수를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보는 우리 스스로 책임지고 지키겠다는 견고한 자세다. 자주적 국방 의지가 있어야 친구도 우리를 존중하고 동맹도 더욱 굳건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말입니다.
전작권 환수, 차질 없이 신속하게 하라. 이 대통령 입장은 명확합니다.
원래 로드맵은 2029년 1분기쯤 전작권 환수였는데, 이재명 정부는 내년이라도 전작권 환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 대통령 "내일 전작권 회수해도 아무 문제 없어...자주독립 국가 위상, 신속하게 되찾아야"
이와 관련 국무회의가 있었던 26일 오후 경남 진해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 이 대통령과 안규백 장관이 참석했는데, 전작권 회수 관련 안 장관은 "내일 전작권이 회수되더라도 우리가 스스로 지켜낸다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대통령 앞에서 말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크게 문제가 아니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야 맞겠죠"라고 안 장관 말을 수정했고, 안 장관은 곧바로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표현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이 확고한 나라가 진정한 국가의 완성된 모습"이라며 "헌법이 정하는 자주독립 국가로서 위상을 신속하게 되찾아야 한다"고 신속한 전작권 환수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의 '단독보도'는 '국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의 26일 거듭된 '전작권 신속 환수' 발언 이틀 뒤에 나왔습니다.
◇ 조선일보, 이 대통령 발언 이틀 뒤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사 해체 가능성"...소스는 '외교 소식통'
"주한미군이 군사적 필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서둘러 이뤄질 경우, 현재와 같은 '연합군사령부' 구조하에서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이 한미연합사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라는 게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조선일보 저 보도의 출처는 구체적인 이름이나 소속 등을 밝히지 않은 그냥 '외교 소식통'입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27일 본지에 '올 초부터 미군이 전작권 전환이 무리하게 조기 전환되면 기존 합의대로 미래연합군사령부를 창설해 전시에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주한미군까지 지휘하는 방안이 실현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수차례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게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주어 목적어 술어로 간략하게 압축하면 '외교 소식통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입니다.
'외교 소식통'이라는 사람이 직접 보거나 겪은 것도 아니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는 건데, 기사 쓰기 참 쉽다는 생각도 언뜻 듭니다.
◇ 한동훈 "한미연합사 해체 야기 조급한 전작권 전환, 찬성이냐 반대냐"...정권에 회심의 일격?

아무튼 한동훈 후보는 조선일보 저 보도를 받아서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냐'라는 질문을 회피했던 하정우 후보에게도 묻습니다. 한미연합사 해체를 야기할 수 있는 조급한 전작권 전환,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고 회심의 일격이라도 가하듯 대통령, 국방부 장관에 이어 하정우 후보에게도 '한미연합사 해체, 찬성이냐 반대냐'는 식으로 날을 세워 따져 물었습니다.
"부산 북구 주민분들을 포함한 전 국민의 안전이 달린 중대한 사안입니다. 또 질문 피하지 마십시오. 국회의원은 이런 질문 답하는 자리입니다"라는 게 한 후보의 말입니다.
자못 심각하고 비장해 보이기는 하는데, 뭔가 좀 개운치가 않고 너무 진지하고 비장해서 그런지 설핏 헛웃음도 나옵니다.
한미연합사 해체를 야기할 수 있는 조급한 전작권 전환, 찬성이냐 반대냐. 연합사 해체, 찬성이냐 반대냐. 좀 보겠습니다.
한미연합사 해체는 전시작전권 회수에 따른 논리적 귀결이자 한미 간에 여러 차례 합의한 전작권 환수 전제이자 결과이기도 합니다.
◇ 노무현 정부, '20012년 4월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사 해체' 합의...이명박·박근혜 정권, 환수 '연기'
자주국방의 일환으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한 노무현 정부는 2007년 2월 한미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2012년 4월 17일로 날짜까지 특정해 전작권을 전환하고 기존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도 천안함 피격사건이나 북한 핵위협 고조 등 상황 변경으로 전작권 환수 시기를 연장하고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 등 조건을 달아 유예하긴 했어도 연합사 해체라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한국군이 작전권을 행사하는데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미군인 모순을 그대로 두고 작전권을 환수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사단장이 있는데 부사단장이 사단장을 제치고 사단을 지휘하는 거랑 논리와 구조가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습니다. 군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전작권 환수, 기존 연합사 체제 유지 양립 불가능...文 정부, '한국군 사령관' 새 연합군 사령부 창설 합의
전작권 환수와 기존 미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지금의 한미연합사 체제 유지는 애초 양립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는 기존 연합사를 해체하고 새 연합군 사령부, 가칭 '미래연합군 사령부'를 창설해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전작권 전환이 서둘러 이뤄질 경우,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더라도. 전작권이 환수되면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이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기로 한 것은 이미 합의된 내용입니다.
그걸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나라를 술에 말아 먹을 기세로 전날 과음하면 '가짜 출근차량'를 용산 대통령실에 보내는 기발한 퍼포먼스를 하면서 백악관 가서는 와인에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르며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연산군 때 마냥 흥청이야, 망청이야 하던 걸.
'이재명은 합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막상 전작권 환수를 진짜 하려 하자 누군가에겐 '어머, 앗 뜨거워라' 화들짝 발등의 불이 된 것 아닌가 합니다.
◇ 연합사 해체, 새로운 이슈 아냐...한미 당국 합의, 문제 아닌 걸 문제 삼는 게 '문제'
그래서 미국이든 한국 쪽이든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고 달가워하지 않는 쪽에서 그냥 '본전 생각'이 나서 조선일보를 지렛대로 활용해 강짜를 놓으며 판을 엎어보려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오, 가오가 있지. 우리가 어떻게 검은머리 한국군 사령관 지휘를 받냐. 또는 우리가 어떻게 감히 미군을 지휘하냐. 약간 그런 느낌. 냉소적으로 말하면, 멀쩡한 감, 엄한 다른 사람에게 넘기느니 못 먹게 쑤셔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데 그걸 마치 연합사 해체가 새 이슈인 것 마냥 들고 나와서.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미국이 한미연합사 해체 가능성을 시사했대요' 난리를 피울 일인가 싶습니다.
더 나아가, 대통령, 국방부 장관, 하정우 후보를 상대로 '연합사 해체, 찬성이냐 반대냐'는 식으로 몰아세우는 소재로 쓰는 건. 보기가 좀 그렇습니다.
◇ 한동훈, 전작권 전환 미군철수 위험?...주한미군 사령관 "중국에게 한국은 아시아 심장부에 꽂힌 비수"

그리고 한동훈 후보는 "저는 조급한 전시작전권 전환으로 인한 미군 철수의 위험이 있다고 작년부터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라고 하고 있는데.
조선일보 해당 보도에 따르더라도, 한동훈 후보가 '작년부터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는 '주한미군 철수' 얘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확하게 그 반대입니다.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그들이 보는 건 아시아의 심장부에 꽂힌 비수(dagger) 같은 존재인 한국"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22일 공개된 미 육군대학원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중국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 비수. 그게 주한미군 사령관이 보고 있는 주한미군입니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중국과 일본 사이에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표현한 바도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의 심장에 꽂힌 비수'이자 '고정된 항공모함' 같은 존재인 주한미군을 한동훈 후보 '경고'처럼 '철수'를 할까요.
우리가 가져오게 되는 전시작전권도 한반도 유사시에 한정된 것입니다. 그 외 주한미군의 병력과 자산을 어디에 무슨 용도로 쓸지는 전적으로 미군 결정입니다.
당장 이란 전쟁에 한국에 배치된 사드 자산 등을 곶감 빼 먹듯 빼서 쓰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많이 특이한 점을 감안해도 정말로 굳이 주한미군을 뺄까요. 빼면 어디로 갈까요.
◇ 조선일보, '전작권 신속 환수' 이 대통령에 '어깃장'...우국충정? 미국 관심 이해 대변?
세상에 이유 없이 벌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전작권 환수와 기존 한미연합사 해체, 미래연합군 사령부 창설, 한국군 사령관 지휘.
혹시 '아시아 심장부에 꽂혀있는 비수'를, 그게 뭐든 어떤 경우든, 그 단검 손잡이를 한국에 주기 싫어서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국방부 출입기자를 쿡쿡 찔러서 못 먹게 되는 감 찔러나 보기, 간보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기왕에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합의가 돼 있는 전작권 환수와 새 연합군 사령부 창설 이슈를, 조선일보에 기대어, 거기다 기사에도 없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얹어서,
한미연합사 폐지나 주한미군 철수 이슈로 치환해서 '찬성이냐, 반대냐' 이런 식으로 묻는 건 좀 많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입니다.
◇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전작권 환수, 부화뇌동 혹세무민 안 돼
조선일보 '한미연합사 해체 시사' 언필칭 '단독기사'. 기존 연합사 해체는 원래 예정됐던 것입니다.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전작권 환수에 따른 필연적 귀결입니다. 이게 무슨 새로운 큰 이슈인 것 마냥 호들갑을 떨며 난리를 피우는 것.
모르고 그러는 거면, 잘 봐줘야 천둥친다고 같이 고래고래 경솔하고 망령되게 소리 지르는 부화뇌동(附和雷同) 경거망동(輕擧妄動)에 다름 아닙니다.
알고도 그러는 거면, 듣기 좋은 말과 얼굴빛을 하고 사람들을 속이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교언영색(巧言令色) 혹세무민(惑世誣民)입니다.
어느 경우든, 세상에 해가 되었음 되었지.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금의 역사는 겉으로 보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교묘한 말로 자신의 이익과 권세를 도모하여 임금에 해악이 되고 종래엔 나라를 망치는 자들을 간신(奸臣) 난신(亂臣) 적신(賊臣)이라 부르며 역사에 새기고 기록해 경계로 삼았습니다.
'지록위마' 고사를 만들어 내고 시황제가 창업한 진 통일제국을 불과 2대 만에 결딴낸 간신 조고(趙高)가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겠지요.
'국익'과 '실리'를 강조하는 한동훈 후보가 그런 난신 간신은 아니겠지요. 아니길 바랍니다.
그래서 "감성이나 명분이 아닌 국익과 실리를 우선시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한동훈 후보에게 전작권 환수 이슈에 관해 국익, 실리, 교언(巧言)처럼 보일 수도 있는 말들은 빼고, 다른 군더더기는 다 빼고, 한동훈 후보의 질문을 그대로 돌려 드립니다.
전작권 전환,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중대한 사안입니다. 질문 피하지 마십시오. 국회의원은 이런 질문 답하는 자리입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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