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흥의 한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20대 남성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당시 컨테이너에는 창문이 있었지만 방범창이 고정돼 있어 탈출하지 못한 건데, 범죄를 예방하는 창문이 재난 상황에선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양휴창 기자입니다.
【 기자 】
캄캄한 밤 소방대원들이 치솟는 불길 사이로 물줄기를 쏘아댑니다.
불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순식간에 컨테이너 한 동을 집어삼켰습니다.
고흥군 동강면의 한 조립식 컨테이너에서 불이 난 건 지난 26일 밤 10시 35분쯤.
"담배꽁초를 버렸는데 출입구 쪽에 불이 붙어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습니다.
▶ 소순영 / 고흥군 세곡마을 이장
- "판넬 같은 거 타니까 불꽃이 그냥 많이 올라왔지. 연기도 많이 올라오고. 다행인 건 바람이 없어가지고..."
불은 컨테이너를 모두 태우고 1시간 만에 꺼졌지만, 20대 남성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이 발견된 컨테이너에는 빠져나올 수 있는 창문이 4개나 있었습니다.
▶ 양휴창
- "화재 현장입니다. 사람 한 명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크기의 창문이 있었지만 방범창이 고정돼 있어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된 방범창이 화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생명을 가두는 위험 요소가 됐습니다.
특히 컨테이너나 반지하의 경우 방범창이 대부분 고정형으로 설치되는데, 화재뿐 아니라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도 피해 위험이 큽니다.
현행 범죄 예방 건축 기준 고시에는 '방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피난이 가능한 개폐형 구조를 권장한다'고 명시돼 있어, 사실상 의무가 아닙니다.
▶ 노선균 / 호남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
- "실은 이것 때문에 탈출을 못 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개폐형처럼 안쪽에서 열릴 방법은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재난 상황에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범창 안전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kbc 양휴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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