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테러'…재물손괴 아닌 강제추행? 경찰 법리 검토

    작성 : 2026-09-14 13:55:32 수정 : 2026-09-14 15:14:13
    대법원, 음료에 체액 넣은 행위 강제추행 인정…경찰 "판례 토대로 검토"
    ▲ 제주 서귀포경찰서 [연합뉴스] 

    지난 4월 제주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이른바 '텀블러 체액 테러' 사건에 대해 경찰이 기존 재물손괴 혐의에서 나아가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음료에 체액을 넣은 행위도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수사 방향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귀포경찰서는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입건한 A군에게 강제추행 등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군은 지난 4월 27일 늦은 오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몰래 들어가 여교사 B씨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교사는 범행 사실을 알게 된 뒤 정신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받았고, 경찰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여 뒤인 지난 6월 5일 A군은 또다시 B교사가 담임을 맡은 교실에 침입해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보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교사는 두 차례 범행이 자신을 특정해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강제추행죄를 적용하려면 폭행이나 협박 등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가 인정돼야 하는데, 피해자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는 '체액 테러'를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달 대법원이 비슷한 사건에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법원은 카페에서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 컵에 체액을 넣은 남성에 대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체액을 음료에 넣은 행위가 피해자에게 이를 마시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피해자의 신체에 물리적인 힘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 성적 의미가 강한 체액을 피해자의 신체 안으로 들어가게 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줬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음료에 체액을 넣어 마시게 하는 이른바 '체액 테러'에 강제추행죄를 인정한 첫 대법원 판단입니다.

    경찰은 해당 대법원 판례 등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A군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최종 결정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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