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교육 일찍 시작하면 공부 잘한다?…"과학적 근거 부족"

    작성 : 2026-07-28 14:07:13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부모 상호작용·신체활동이 뇌 발달 핵심"
    ▲ 자료이미지

    영유아 사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공부를 잘할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유아기 뇌 발달에는 선행학습보다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신체활동, 충분한 수면 등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육아정책포럼' 여름호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세 아동 가운데 생후 0세 때 사교육을 시작한 비율은 2016년 11.9%에서 2024년 32.9%로 약 3배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2세 아동의 사교육 참여율은 41.1%에서 51%로, 5세 아동은 81.5%에서 84.2%로 높아졌습니다.

    0∼5세 영유아가 다니는 반일제 이상 학원의 월평균 비용은 145만 4천 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연구소가 한국아동패널과 설문조사, 아동검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언어 발달과 문제해결력, 집행기능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서와 행동 측면에서도 뚜렷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학습 사교육을 많이 받은 아동일수록 자존감이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초기 학업 수행에는 일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지만,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 등 사회정서 영역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기 사교육이 단기간 학업 능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장기간 학습을 이어가는 능력까지 키워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저소득층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인 '헤드스타트'는 취학 전과 초등학교 입학 직후 언어와 기초학습 능력을 높였지만, 상당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말까지 남아 있는 효과는 거의 없었고, 미국 테네시주의 공립 유아교육 프로그램 참여 아동을 6학년까지 추적한 연구에서도 지속적인 학업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과도한 학습 중심 사교육이 부모와의 소통과 수면, 신체활동 등 뇌 발달에 중요한 경험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도 영유아 교육에서 놀이와 사회정서 발달, 부모와의 상호작용, 신체활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영유아기의 뇌가 빠르게 발달한다는 사실이 선행학습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찍 시작하면 반드시 오래간다는 믿음은 현재의 연구 근거와 맞지 않는다"며 "'빨리 배우는 아이'가 아닌 '오래 배우는 힘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교육을 신뢰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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