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이어 패스트트랙도…검찰 '기계적 항소' 관행 흔드나

    작성 : 2025-11-27 21:04:01
    ▲ 검찰 자료이미지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이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계적 항소'에서 탈피하려는 정부 방침에 발맞춰, 주요 사건에서 어김없이 항소해 오던 검찰의 관행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27일 언론 공지를 통해 패스트트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이유에 대해 "범행 전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고,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가 사적 이익 추구에 있지는 않은 점에 더해 사건 발생일로부터 6년 가까이 장기화한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된 대장동 사건과 달리 패스트트랙 사건은 모두 유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양형 부당을 사유로 하는 항소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면에는 검찰이 기계적 항소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반영하는 한편, 정치적 사건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함으로써 정쟁의 여지를 차단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항소 제기를 당연한 절차로 여겼던 검찰의 수사 관행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이후 검찰의 기계적·관행적 항소를 지양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하면서, 국가배상 소송 등에 대한 상소를 포기해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항소 관행'을 지적하자 관련 규정을 모두 바꾸려 한다며 제도 정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법무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수사·공판팀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항소 여부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차원에서 검토 의견 전달 등 일체 관여한 바 없다"며 "검찰 수사팀 의견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이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검찰 수사팀에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해 검찰 내부 반발과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사팀 의견에 따른 결정이었던 만큼 이번 사건은 대장동 사건과 달리 검찰 내부 반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도 관련 글이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여권에서는 검찰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분쟁 최소화'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항소를 포기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형종이 달라진 경우 항소한다'는 대검 예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검찰 내부의 반발이 거셌던 반면, 이번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는 점을 들어 '선택적 분노'라는 비판 목소리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형평성을 고려해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1심 판결의 항소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 전·현직 민주당 관계자 10명에 대한 사건은 서울남부지법 다른 재판부에서 심리 중입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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