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경북 산불 당시 초대형 진화헬기인 S-64가 미국 부품 수급 지연으로 장기간 출동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가 재난 대응의 핵심 장비가 제때 가동되지 못하면서 대응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은 20일 산림청 자료를 공개하며 "S-64 헬기 2대가 6개월 이상 부품 부족으로 운항이 중단됐고, 이는 사실상 국가적 대응 실패"라고 밝혔습니다.
경북 산불은 지난 3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이어졌으며, 피해 면적은 약 9만 9천 헥타르, 피해액은 6조 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습니다.
서 의원에 따르면 당시 주력 헬기인 S-64 7대 중 2대는 엔진 등 핵심 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제때 공급받지 못해 200일 넘게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또 다른 1대는 잦은 고장으로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나흘 연속 정비를 받아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력 헬기 7대 중 3대가 정상 투입되지 못한 셈입니다.
S-64는 1960년대 제작된 기체를 재제작한 '중고 헬기'로, 평균 기령이 60년에 달합니다.
산림청은 "150시간 점검 및 엔진 부품 대기로 인해 출동이 제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은 "200일 이상 중단된 것은 단순 정비가 아니라 구조적 대응 실패"라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산림청이 향후 도입하려는 신규 헬기 역시 동일한 미국산 재제작 기종이라, 부품 수급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산 주력 헬기 KA-32의 부품 공급도 막히면서 가용 대수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KA-32는 2023년 29대에서 2025년 8월 17대로 줄었으며, 현재는 20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서 의원은 "러시아산에 이어 미국산 헬기까지 부품 부족으로 국가 재난 대응이 마비되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정비 주기 이전에 필수 부품을 선제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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