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도 없이.." 노태우 사망..국가장 '논란'

    작성 : 2021-10-26 19:36:15

    【 앵커멘트 】
    전두환 씨와 함께 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만든 장본인 중의 한 명인 노태우 씨가 숨졌습니다.

    시민들은 생전 단 한 차례 사과나 참회가 없었던 노 씨의 사망에 대해 허탈해했습니다.

    노 씨가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현행법상 수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국가장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어,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방송본부 정의진 기잡니다.

    【 기자 】
    80년 5월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노태우 씨.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를 주장하며 다음 날, 광주에 계엄군 투입을 이끈 장본인이자 5.18의 비극을 만든 학살자입니다.

    5.18특별법 제정 뒤인 지난 97년 대법원 공판에서 반란수괴,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노 씨는 죽기 직전까지 단 한 차례 사과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광주 사태 당시 나는 수도경비사령관으로서 서울 지역의 계엄분소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가 하면,

    광주에 퍼진 "참으로 악랄한 유언비어"때문에 사태가 악화됐다며, 책임을 광주 시민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 인터뷰 : 김재신 / 광주시 양림동
    - "돌아가시기 전에 광주 시민에게 내가 좀 잘못했지 않느냐, 후회를 한다고 그런 말씀을 하고 돌아가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들인 노재헌 씨가 5.18민주묘지를 찾아 사과와 함께 참배하기는 했지만, 반응은 싸늘합니다.

    당사자인 노태우 씨의 참회나 사죄는 물론이고, 5.18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자료 제출이나 증언이 일체 없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조진태 /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 "(노재헌 씨의 사과는)언 발에 오줌누기식이라고 할지라도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는 그런 하나의 계기가 됐을 걸로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마저 지금은 이제 본인이 세상을 뜸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숙제를 남기게 됐죠"

    더구나 노 씨의 장례는 국민 세금 수십 억원이 들어가는 국가장으로 치러질 상황입니다.

    현행 국가장법에서는 전·현직 대통령 등 국가장의 대상자만 명시해놨을 뿐, 제한이 되는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형법 87조인 내란죄를 범했기 때문에 국립묘지 안장은 법적으론 불가능하지만, 안장대상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허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조오섭 / 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북구갑)
    - "광주 시민을 학살한 사람이 사망을 했는데 (광주시청에)조기를 게양하고 장례 분향소를 설치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잘못에 대한 인정도 사죄도 없이 숨진 노 씨.

    5.18의 원흉인 전두환 씨도 더 늦기 전에 하루빨리 희생자와 광주시민들 앞에, 사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c 서울방송본부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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