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경찰복 벗고 농부로' 윤예주 시인 "내 삶의 중심에 꽃과 시가 존재..여생도 함께"(2편)

    작성 : 2025-06-22 09:00:01
    월간 《한국시》, 계간 《문예운동》으로 등단
    시집 『꽃이 말을 하다』 등 5권 출간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성찰 담겨
    [남·별·이]'경찰복 벗고 농부로' 윤예주 시인 "내 삶의 중심에 꽃과 시가 존재..여생도 함께"(2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자신의 시비 앞에 포즈를 취한 윤예주 시인

    윤예주 시인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월간 《한국시》, 계간 《문예운동》으로 등단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에 눈을 떴으나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미뤄 두었다가 1986년 경위로 승진 후 지방발령으로 여유가 생기자 다시 문학에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이어 오랜 기간 습작기를 거쳐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그가 경찰공무원이라는 엄격한 규율의 환경 속에서 자유분방한 문학의 텃밭을 가꿔온 데에는 그의 천성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시집 『예춘정가(禮春停家)의 향기』

    ◇자연과의 교감, 잔잔한 서정성
    "제가 문학 활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운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완고한 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자라다 보니 여리고 가냘픈 심성이 자리잡게 되었어요. 어린 시절 내면의 자아가 나를 시인으로 이끌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펴낸 시집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바람』, 『바람 부는 언덕에서』, 『청영에서 부는 바람』, 『예춘정가(禮春停家)의 향기』, 『꽃이 말을 하다』 등 5권입니다.

    시집 제목에 '바람'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를 묻자 "사람이 바람을 일으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그리움의 대상을 지칭하는 은유적 표현으로 생각됩니다.

    시적 소재는 나무, 꽃, 강, 바다, 노을 등 대체로 자연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섬세하고 잔잔한 서정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시집 『꽃이 말을 하다』
    ◇풍류문학회 결성, 남도 전통시맥 계승
    강경호 문학평론가(시인)는 "윤예주 시인의 시는 자연친화적이다. 이른바 '꽃시'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했습니다.

    꽃과 함께 사는 인생
    늘 뒷춤에 펜과 종이를 감추고 살았다
    괴나리봇짐 하나 달랑 걸머지고
    오늘도 길을 나서다 보면
    어느 돌무더기에 엉덩이 내려놓고 앉아
    해진 종이에 콕콕 찍어 쓰는 깨알 글씨가
    작품이 된다

    - 꽃을 노래한 詩 中

    이처럼 늘 아름다운 꽃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이지만 정작 시에서 드러나는 정조는 간혹 상반된 기류가 담겨 있습니다.

    그 자신도 "내 시는 슬프고 안쓰럽다"며 "바꿔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술회했습니다.

    그는 한동안 고(故) 송수권 시인에게 시를 배운 바 있습니다. 송수권 시인은 그에게 '풍류시'를 써볼 것을 권유, 풍류문학회를 결성해 스승과 함께 남도의 전통시맥을 잇는 데 앞장 서기도 했습니다.

    ▲시화 <이렇게 좋을 수가>
    ◇화순문학회 회장맡아 지역문학 활로
    그는 2005년부터 화순문학회 활동을 해왔는데 경찰공무원 퇴직 후에는 3년간 회장으로서 지역문학 활성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먼저 화순문학회의 존재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교육청, 병원, 약국, 농협, 은행 등 관내 기관은 물론 심지어 목욕탕까지 발품을 팔아 찾아다니며 홍보활동을 벌였습니다.

    처음에는 심드렁하던 반응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감동해서인지 점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관에서 백일장이 열리면 심사를 부탁하는가 하면 농협에서는 행사 때 시낭송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연고에 의존하던 백일장 심사가 전문가가 심사하니 우수한 작품이 뽑혀 전남권은 물론 전국 경연대회까지 진출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서재에서 환하게 웃는 윤예주 시인
    ◇ 화순군 문화예술의 중심 단체로 부상
    그는 또한 화순군에 요청해 시낭송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회원 증대에 힘쓰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부터 2023년(2년간) 화순문학회장 직을 다시 맡으면서 전 회원을 중심으로 시화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화순지역 문학 부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로 현재는 회원 수도 대폭 늘어나고 존재감도 높아져 화순군 문화예술의 중심 단체로 부상했습니다.

    윤예주 시인은 "내 삶의 중심은 늘 꽃이었고 꽃 속에는 또한 별과 같은 시가 존재했다"면서 "남은 생도 시와 꽃이 삶의 푯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를 쓰는 사람의 마음은 온화하고 순수하다"면서 "그동안 살아온 날들을 반추하며 꽃과 더불어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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