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스타였던 심석희와 최민정이 깊었던 갈등을 넘어 같은 목표로 뭉쳤습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결승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습니다.
대표팀은 결승선 16바퀴를 남긴 시점 4개 팀 중 4위로 달렸습니다.
선두권과의 거리가 벌어진 상황에서 변수가 나왔습니다.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지면서 레이스가 크게 요동쳤고, 그 여파로 선두 그룹과 간격이 더 벌어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최민정과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가 교대로 힘을 쏟아부으며 추격전을 펼쳤고, 다시 선두권에 따라붙었습니다.
승부처는 결승선 5바퀴 전이었습니다.
직선 주로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차게 밀어줬고, 탄력을 받은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며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어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길리가 선두 이탈리아까지 추월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습니다.
한국 여자 3,000m 계주는 오랫동안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습니다.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역대 9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낼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대표팀은 흔들렸습니다.
심석희의 고의 충돌 의혹을 둘러싼 논란 속에 조직력이 와해됐고, 대표팀 분위기도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피해 당사자로 지목됐던 최민정은 큰 충격을 받았고, 가까웠던 선배 심석희와의 관계도 멀어졌습니다.
계주는 '밀어주기'가 핵심인 종목입니다.

체격이 좋은 선수가 가볍고 순발력 좋은 선수를 밀어줄 때 속도가 극대화됩니다.
힘이 좋은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지만, 한동안 한국은 그 조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변화는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시작됐습니다.
최민정이 결단을 내렸고, 두 선수가 합을 맞추면서 세계대회에서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 15일(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합심해 조 1위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결승에서 마침내 '심석희의 강한 푸시'와 '최민정의 폭발적인 질주'가 금메달로 이어졌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두 선수는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돌며 감격을 나눴습니다.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심석희는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심석희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오늘 결승에서도 힘든 상황이 많았다"며 "그 힘든 과정을 우리 선수들이 다 같이 잘 버티고 이겨낸 것 같아 벅찼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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