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신진 작가'들의 실험과 연대…3월 29일까지

    작성 : 2026-02-19 10:06:00 수정 : 2026-02-19 10:19:14
    사회·기억·민주주의…동시대 아시아를 읽는 세 개의 시선
    신진 작가 5개 팀 참여…영상·설치로 확장하는 아시아 예술의 현재
    ▲ 'ACC NEXT 아시아 신진 작가전' 포스터 [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아시아 예술의 미래를 이끌 신진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 'ACC NEXT 아시아 신진 작가전'을 복합전시5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오는 3월 29일까지 이어집니다.

    'ACC NEXT'는 역량 있는 아시아 신진 작가를 발굴해 창·제작 활동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전시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조망하는 새로운 브랜드 전시로, 올해는 한국·중국·대만 작가 5개 팀(6인)이 참여해 총 16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지역에서 드러나는 사회·정치적 변화와 역사적 궤적 속에서 형성된 담론을 기반으로, 동시대 예술이 지닌 사회적 맥락을 다층적으로 해석합니다.

    참여 작가들은 개인의 경험과 지역적 배경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관계성과 공동체적 감각을 모색합니다. 전시는 작가별 독립 공간으로 구성해 각자의 서사를 밀도 있게 드러내도록 했습니다.
    ◇작가별 주요 작품
    ▲ <민주주의 덕질하기>를 설명하는 이하영·강수지 작가
    강수지·이하영은 대표작 <민주주의 덕질하기>를 통해 가상의 아이돌 그룹 '키세스' 멤버 '민주'와 '주의'의 생일을 기념하는 '생일카페'를 전시장에 구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12·3 비상계엄 시위 현장에서 목격한 '팬덤' 문화를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연대의 동력으로 상상하며, 대중문화 형식을 빌려 정치적 참여와 집단적 열망을 재해석합니다. 이들은 지역 공동체와 여성, 연대,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으로 풀어내며 역사적 트라우마의 기억을 동시대적으로 전승하는 방식을 탐구해왔습니다.

    이주연은 <헤비웨더>를 비롯한 연작을 통해 기록되지 않은 노동과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추적합니다. 당인리 발전소 인근 공장을 둘러싼 소문과 사라진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내며, 한강에서 우연히 포착한 정체불명의 소리를 '물귀신으로 남은 여공의 목소리'로 상상합니다. 영상과 사운드를 결합한 작업은 사회적 고립과 노동 불안정, 기술 환경 속 몸의 경험을 감각적으로 환기합니다.

    ▲ 이시마 작가의 <쇄파> 스틸컷 [ACC]
    이시마의 <쇄파>는 '영혼결혼식'을 모티프로 삼아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의 기준이 소수자에게 어떻게 폭력으로 작동하는지를 드러냅니다. 전통 서사와 무속적 상상력을 경유해 퀴어·페미니즘 담론을 확장해온 작가는 공포와 유머의 언어를 활용해 사회적 규범과 제도에 의해 주변화된 개인의 삶을 영상과 퍼포먼스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중국 출신으로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얀 왕은 <웨더>에서 소셜 네트워크에서 수집한 영상을 재편집해 새로운 풍경을 만듭니다. 그는 예측 가능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날씨'에 빗대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을 상상하며, 산업화된 이미지 생산과 유통 구조 속에서 데이터가 개인의 감정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가시화합니다.

    ▲ 치우 즈 옌 작가의 <만델라 메모리> 설치 전경
    대만 작가 치우 즈 옌은 영상 설치 작품 <만델라 메모리>를 통해 비상계엄과 2·28 사건 등 대만 현대사의 공백기를 다룹니다. 집단 기억이 오류를 일으키는 '만델라 효과'에서 착안해 개인의 회상과 역사적 이미지를 교차한 허구적 서사를 구성함으로써, 공식 기록과 개인 기억 사이의 간극을 드러냅니다. 그는 거대한 역사 서사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감각과 경험을 시각화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아시아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플랫폼
    'ACC NEXT'는 단발성 전시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 신진 작가들의 창작 활동과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기록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입니다. 특히 광주·전남을 포함한 국내 신진 작가들의 국제 전시 참여 기회를 확대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 NEXT'는 새로운 세대의 미학적 실천이 아시아를 넘어 어떤 궤적을 그려 나갈지 가늠하는 출발점"이라며 "작가들의 실험과 교류를 통해 아시아 예술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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