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건물에서 나오더라" 이웃 퍼진 소문…항소심서 허위 사실 명예훼손 '유죄'

    작성 : 2026-01-10 14:26:04
    ▲ 자료이미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웃이 이단으로 분류되는 특정 종교의 신자라는 이야기를 퍼뜨린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항소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37살 A씨는 2023년 6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에게 모두 4차례에 걸쳐 B씨가 특정 종교단체인 C교회 건물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한 혐의를 받습니다.

    해당 종교는 사회적으로 이단으로 분류되는 단체로, 이 발언은 결국 B씨의 귀에도 전해졌습니다.

    이에 B씨는 사실이 아니라며 A씨를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사건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피해자인 B씨는 "당시 직장에서 근무 중이었고, 문제의 교회 건물에 가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반면, A씨는 "마스크를 쓴 채 교회 건물에서 나오는 B씨를 보고 뒤쫓아가 얼굴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진술이 허위임을 확실히 입증할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지만, 피고인이 허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발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당시 피해자가 휴식 시간이나 외출 등을 이용해 해당 교회 부근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1심은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덧붙이는 말'을 통해 "무죄 판단이 피고인의 말을 진실한 사실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잘못이 없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불필요한 가십이 피해자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며 판결의 의미를 짚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이에 춘천지법 형사2부는 항소심에서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더불어 당시 근무 상황을 증언한 직장 동료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말한 시간에 B씨가 교회 건물을 방문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가 실제로 B씨를 목격했는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문제가 된 발언이 이웃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전파된 점과 C 종교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부정적 인식을 고려할 때,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도 충족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스크를 쓴 사람을 따라가 짧게 얼굴을 봤을 뿐, 말을 걸거나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고, 피해자임을 확신할 근거도 없었다며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단정적으로 말한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이 사건 발언으로 피해자의 평판이 저해된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피해자가 느낀 정신적 고통이 상당해 보임에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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